그토록 두드려도 더욱 완강했던 문이 열렸다 하자. 좌절과 허무가 빚어낸 시어들은 이윽고 몸을 일으킬 것이고, 나는 필경 쏟아지는 빛살로 하여 눈을 반쯤 감고 넉넉한 웃음을 만들어 낼 것이다.
내게 있어서 겨울은 항시 자진의 계절이었다. 산다는 것이 끊임없는 자기 일탈의 작업일 때, 나는 그 무심한 일상의 도정이 싫었고 그것이 헤어날 수 없는 미궁인가 싶어 더욱 두려웠다.
이 겨울, 「당선소식」은 어쩌면 그것으로부터의 탈출이며, 또 다른 의미의 채찍이며, 음계가 고르지 못한 내 노래에 대한 크나큰 질책이리라.
항시 그윽한 눈길을 보내주고 있는 직장 선후배님들, 대전의 여러 친구들, 그리고 중앙일보와 인연을 맺게 해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를 드린다.
◇약력 ▲이명 용혁 ▲43년 대전출생 ▲현 한국반공연맹 홍보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