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당선 반경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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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우선 부끄럽고 쑥스리운 생각이 앞선다. 가능하면 신춘문예에 응모하지 않으려고 생각했었다.
오랫동안 시를 써 왔고, 또 쓰고 있으면서 번번이 활자화 될 수 없는 시들 앞에서 괴로워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도 나의 문학에 대한 열망은 시에 대한 그 모든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시인의 뛰어난 상상력과 감수성을 자꾸만 갉아먹고 있는 명료한 사고와 논리, 그러나 이러한 갈등마저도 뛰어난 지적 시인들의 시에 대한 안식으로 수용하고 소화시킬 수밖에 없다. 앞으로 나의 모든 평문 행위들은 더 이상 무식할 수만은 없는 시인들의 지적 수준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선해 주신 심사위원님들을 비롯하여, 거듭 부끄러움만을 더해 가고 있는 소인을 지켜보아 주시고 있는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약력 ▲1955년 11월 7 일생 ▲1988년 제20회 한국문학 신인작품상 당선(문학평론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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