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 근성 빛났다...두산, LG전 14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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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12승 무패. 이 정도면 천적이라는 표현도 무색하다.

프로야구 두산이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LG에 9-3 역전승을 거뒀다. 두산은 올 시즌 LG를 12번 만나 한 번도 지지 않았고, 지난 시즌부터 계산하면 LG전 14연승을 달렸다. 포스트시즌 커트라인인 5위에 턱걸이 하고 있는 LG는 두산에 또 다시 치명상을 입고 최근 4연패에 빠졌다.

두산은 3회 말 선발투수 이영하가 LG 이형종에게 투런 홈런을 맞아 리드를 빼앗겼다. LG 선발투수가 에이스 소사인 점을 감안하면 LG가 연패를 끊을 수 있는 확률이 꽤 높아 보였다. 그러나 LG의 리드는 1이닝도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 7월 24일 SK전에서 동료 양의지의 홈런을 축하하는 오재원(오른쪽). [뉴스1]

지난 7월 24일 SK전에서 동료 양의지의 홈런을 축하하는 오재원(오른쪽). [뉴스1]

두산은 0-2이던 4회 초 양의지와 오재일이 연속 볼넷을 얻어 무사 1·2를 만들었다. 7번타자 오재원이 0볼-2스트라이크에서 볼 2개를 골라내 2볼-2스트라이크. 그리고 6개 연속으로 파울을 쳐냈다. 소사의 강속구를 커트하는 게 아니라 풀스윙으로 맞선 결과다. 오재원이 끈질기게 파울을 쳐내자 소사는 마운드에서 지친 기색을 보였다.

오재원은 소사의 11구째를 받아쳐 우전안타를 때렸다. 양의지가 홈을 밟아 1-2. 두산은 8번 류지혁의 희생플라이로 2-2 동점을 만들었고, 9번 정수빈이 2루 땅볼을 굴렸다. 병살타가 돼 이닝이 끝날 상황이었지만 1루 주자 오재원은 쉽게 아웃되지 않았다. LG 2루수 정주현의 태그를 큰절을 하듯 엎드려 피한 것이다. 비디오 판독 결과 세이프. 타자주자 정수빈은 아웃됐지만 오재원은 2루에 안착했다.

오재원이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려내자 허경민과 최주환이 연속 2루타를 날려 두산은 4-2로 앞섰다. 두산은 6회 박건우의 투런포 등을 더해 대역전승을 승리를 완성했다. LG를 제물로 최근 2연패에서 탈출한 선두 두산은 이날 한화에 2-8로 패한 2위 SK와의 승차를 12경기로 벌렸다. 16경기를 남겨둔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는 5로 줄어들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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