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기업 정보 발품 1억원으로 13억 벌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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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흐름이 중요합니다. 주식 투자를 '종목 찍기'로 잘못 이해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열쇠는 흐름을 잡느냐 마느냐입니다. 그건 중국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

너무 뻔한 소리다. 하지만 1억여원을 7개월 만에 13억원대로 불린 '투자 귀재'의 말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중국 증시에 직접 투자한 지 1년도 안돼 1300%의 수익률을 올린 강창균(36)씨가 바로 그다. 최근 직장을 그만두기 전까지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강씨는 중국 상해와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부동산 관련기업 주식 투자로 이런 기록적인 수익률을 올렸다고 한다. 비결은 간단했다.

"소 뒷걸음 치다가 쥐 잡는다고, 1998년말 결혼자금 2000만원으로 난생 처음 투자한 장외시장 주식이 몇 달 새 3억원으로 폭등했습니다. 직장 관두고 아내랑 전세계를 여행하다 상하이에 갔는데 도시 곳곳의 건설현장을 보니 이건 무조건 된다 싶더군요."

제대로 된 중국 주식을 골라 한 2년 투자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나 당시(2000년) 국내에선 중국 기업에 직접 투자할 길이 막혀 있었다. 일본에 증권 계좌를 만들었다. 그렇게 상해 등 중국 본토의 부동산주에 투자한 5000만원이 2년 만에 다시 4억원으로 불었다.

강씨가 본격적인 중국 증시 공부에 나선 건 이때부터다. 재취업한 뒤에도 일본어를 배워 관련 일어 서적을 탐독하는 것은 물론 일본 증권사를 찾아 중국 기업 정보를 얻었다. 지난해부터 국내서도 리딩증권과 현대증권.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중국 증시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되자 1억원을 종잣돈으로 13억원의 평가익을 냈다. 역시 망과기업 등 부동산 종목 위주로 골랐다.

"우리 뿐 아니라 스페인.호주 모두 올림픽 덕분에 관광과 부동산, 그리고 올림픽 스폰서를 한 대표주 업종이 수혜를 봤습니다. 게다가 부동산주는 대표적인 위안화 절상 수혜주인데 투자를 안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습니까. "

운도 따랐지만 강씨의 성공은 노력이 절반 이상이다. 중국에 대해 누가 한마디만 하면 달려가 작은 정보라도 얻는 등 발품을 많이 팔았다. 이렇게 해서 중국 기업에 대한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었다. 중국 증권사 리포트 한글 번역 서비스를 비롯 다양한 중국 주식 투자 자문을 하는 상해신은투자자문유한공사(www.newasset.co.kr) 쪽과도 이런 과정에서 연이 닿았다.

그는 "상해에 사무소를 둔 증권사조차 중국 증시 정보가 허술하다"며 "높은 매매 양도세와 환차손 가능성 등 위험 요인도 많은 만큼 중국 경기 동향을 늘 주시하는 등 공부하지 않으면 중국 증시에 섣불리 뛰어들지 말라"고 조언했다. 최근 중국 투자 경험을 토대로 한 책 '돈 되는 주식은 중국에 있다'를 출간한 강씨는 다음달 15일 리딩증권 주최로 중국 증시 투자 설명회를 할 예정이다.

글=안혜리 기자 <hyeree@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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