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후100일] 삼성 사회공헌 어떻게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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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와의 접점' 찾기 한창=대국민 발표 이후 가장 뚜렷한 성과는 자원봉사활동에서 나타나고 있다. 삼성은 전문화.체계화된 지역밀착형 봉사를 펼치기 위해 지난달 13일 전국 29개 계열사 103개 사업장에 자원봉사센터를 설치했다. 이해진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은 "자원봉사를 통해 기업과 사회의 접점을 찾고 있다"며 "15만 명 임직원 모두가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것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3월 22일 문을 연 삼성법률봉사단 상담실에도 법률서비스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층.고령층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봉사단에서 일하는 변호사들은 지금까지 1000여 건에 가까운 상담을 했고, 10여 건의 형사사건에 대해서는 무료 변론했다. 삼성은 올 하반기에는 최첨단 이동진료 장비를 갖춘 의료봉사단도 출범시킬 계획이다. 겸손하게 몸을 낮추는 자세도 역력하다. 삼성은 2월 7일 발표 하루 뒤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매각과 관련해 국세청과 벌이던 소송을 취하했다. 금융회사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공정거래법 규정에 대해서 냈던 헌법소원도 거둬들였다.

◆ 남은 과제는=아직 이행이 마무리되지 못한 약속도 있다. 가장 큰 관심거리는 사회공헌 발표의 핵심인 헌납 재산 8000억원의 처리 문제. 8000억원의 운용주체 선정은 현재 교육인적자원부가 맡아 추진하고 있다. 교육부는 재단 설립과 이사 선임 등에 간여한 뒤 구체적 운용은 재단으로 넘긴다는 계획만 갖고 있다. 현재로서는 소외계층의 장학사업 등에 쓰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태.

삼성이 쓴소리를 듣겠다며 구성 계획을 밝힌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도 계획보다 늦춰지고 있다. 삼성 내부에서는 10명 내외의 모임 구성이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평소 삼성에 비판적이었던 인사들이 '훼절했다'는 비판을 들을까봐 참여를 꺼리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애초 5월 중순까지 발표키로 했던 중소기업 상생 지원 방안도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 삼성 측은 "24일로 잡혀 있는 청와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간담회' 이후 구체적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납품대금 전액 현금 결제, 중소 협력사 대상 무이자 시설투자 지원 등이 뼈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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