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터지 문학 낮춰 보지 마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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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현대문학사에서 영국은 팬터지 문학이 강한 나라로 꼽힌다. 전 세계 어린이들을 사로잡은 조앤 K 롤링의 '해리 포터'가 상업적인 성공을 거머쥔 한 쪽에서 팬터지의 제왕으로 일컬어지는 J R R 톨킨의 대작 '반지의 제왕'이 걸작 반열에 오른다.

19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한.영 팬터지 문학 포럼'은 팬터지 문학의 개척지라 할 한국이 긴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의 작가.이론가와 함께'왜 지금 팬터지 문학인가'를 논하는 자리다.

'팬터지, 환상성 혹은 새로운 상상력'을 내세운 이번 포럼에는 한국 쪽에서 작가 이영도.송경아씨와 이론가인 김성곤 서울대 교수 등이 머리를 맞댄다.

최근 국내에 번역된 '둠스펠'의 작가 클리프 맥니시(41), 톨킨 전문가를 자처하는 브라이언 로즈버리(센트럴 랑카셰어대 문화학과 교수) 등 포럼에 참가하는 5명의 영국 팬터지 매니어들이 18일 오후 2시 서울 태평로 주한영국문화원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팬터지 문학을 순수 문학보다 저급한 수준으로 보는 시선에 대해 팬터지 소설을 출판해온 존 제롤드는 "바보같은 구분, 속물들의 편견"이라고 일축했다.

아시아 지역의 팬터지 문학을 읽어 보았느냐는 질문에 영국 팬터지 문학상 수상자인 차즈 브렌츨리는 "영어권이면 충분하다는 또 하나의 편견과 경제적 이유 때문에 번역이 안 돼 접하지 못했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팬터지 문학의 다섯 가지 법칙'을 세운 피터 헌트(카디프대학 영문학 교수)는 "청교도주의의 오랜 억압에 억눌려온 서구 사회는 팬터지를 통해 권위와 죄의식을 벗어났다"고 강조했다. 02-725-5420.

정재숙 기자<johanal@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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