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타민] 출국 때 '1000원 자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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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내년부터 국제선 여객기를 타고 출국하는 승객들은 내국인.외국인 모두 1000원 또는 1달러를 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재정경제부.외교통상부 등이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지의 가난한 나라들을 돕기 위해 항공연대기금을 걷기로 하고 현재 관계부처 간 협의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지요.

3월 노무현 대통령이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하면서 빈곤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는데 항공연대기금도 그 같은 지원의 일환입니다. 한국이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는데도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가 인색하다는 얘기를 종종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빈곤국 지원을 위한 공적개발원조(ODA) 금액을 보면 지난해 미국은 275억 달러, 일본 131억 달러, 프랑스 101억 달러였지만 우리나라는 7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항공연대기금은 이 같은 빈곤국 지원을 늘리기 위해 도입되는 것입니다. 프랑스가 7월부터 빈곤국 지원을 위해 항공연대기금을 걷기로 했으며, 세계 40여 개 나라가 이 제도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정부는 연간 약 130억원의 기금이 모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를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 맡겨 가난한 나라들이 빈곤과 질병을 퇴치하는 데 쓰이도록 할 계획입니다. 문제는 기금을 걷는 방법입니다. 공항이용료처럼 자동 징수하는 방법이 유력합니다. 여기서 질문 하나, 기금은 내기 싫고 외국엔 가고 싶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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