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지속될 청소년 교육공간 조성 협력"

미주중앙

입력

폐교된 윌셔사립초등학교(이하 윌셔사립초)는 한국 정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한국 정부는 윌셔사립초를 운영해온 남가주 한국학원의 한인 차세대 한국어 및 한국문화 등 뿌리교육 취지에 적극 공감했고, 그동안 국민 세금 총 349만 달러를 지원했다.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회 당연직 이사로 LA총영사관의 교육관이 등재된 이유다. LA총영사관 측은 "윌셔사립초 임대는 뿌리교육 공간을 방치하자는 말과 같다"면서 "동포사회가 합심해 공간 활용방안을 마련하면 본국에 지원을 적극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LA총영사관 황인상 부총영사(사진)와 일문일답.

윌셔초 폐교전 여론수렴 안해
간섭 아니라 문제 지적한 것

건물 임대에 반대 의견 다수
청소년 뿌리교육 공간 필요
주중 센터·주말 한글학교로
한인들 나서면 매칭펀드할 것

-한국 정부와 남가주 한국학원의 인연은.

"한국 정부는 1982년부터 1995년까지 13년간 남가주 한국학원이 설립한 사립 초·중등학교에 총 349만 달러를 지원했다. 이 중 1995년 멜로즈 중고등학교 운동장 확장 명목으로 지원한 100만 달러도 포함됐다. 하지만 당시 이사진이 이 지원금을 학교 운영비로 전용해 감사원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은 당초 목적대로 사용하든지 환수하라고 지시했다. 1999년도 이사진 전원이 사퇴하고 2000년 새 이사진이 꾸려졌지만 현재까지 돌려받지 못한 지원금은 95만 달러다."

-한국 정부가 한국학원 산하 주말 한국학교는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윌셔사립초교는 기존 지원금 상환 문제로 추가 지원금을 지급할 수 없었다. 그러나 주말 한국학교만큼은 재외동포재단에서 지원을 확대했다."

-지난 20일 열린 윌셔사립초 부지 활용방안 공청회를 총영사관측이 제안한 이유는.

"윌셔사립초 등 남가주 한국학원에는 한국 정부와 동포사회 공동재산이 많이 들어갔다. 이사회 정관으로 학교를 폐교할 수 있다 해도 한인사회 여론수렴이 먼저다. 절차를 거친 뒤 대안을 세워야 하지 않나. 이사회에 정보공개를 더 자세히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했고 이사회도 수긍했다."

-총영사관이 간섭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비영리기관으로 운영된다는 말은 많은 사람이 기부금을 냈다는 뜻이다. 설립 취지를 따를 필요가 있다. 신임 총영사와 교육관이 부임한 뒤 남가주 한국학원의 적자 누적 상황을 알게됐고 문제를 바로잡고자 했다."

-공청회를 평가한다면.

"홍명기 전 이사장 등 많은 분들이 좋은 의견을 주셨다. 홍 전 이사장도 윌셔사립초 부지와 건물 임대 계획에 강하게 반대했다. 한인사회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견, 한국 정부 지원을 받아보자는 의견 등이 나왔다. 절차라는 길을 텄다. 동포사회가 잘 결정할 것으로 믿는다."

-청소년 복합교육문화센터(가칭) 또는 코리아 하우스 방안을 내놨다.

"(윌셔사립초 부지와 건물 활용방안은) 동포사회의 총의를 모아야 한다. 공청회 때 임대는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의견이 많았다. 다른 대안을 생각하면 좋겠다. 10년 동안 임대하면 한인사회는 청소년 교육공간을 잃는다. 뿌리교육이 중요하다. 이사회의 현명한 결정이 필요하다."

-한국 정부 추가 지원은 가능한가.

"우리는 명분이 필요하다. 95만 달러 상환문제가 걸려있어 남가주 한국학원을 직접 지원하기는 어렵다. 다만 한인사회가 해당 부지와 건물을 청소년 교육문화센터로 활용하자고 먼저 나서면 매칭펀드 형식으로 본부에 지원 요청을 할 수 있다. 새로운 부대에 새로운 것을 담아보자는 발상이다. 한인 청소년 교육문화센터를 세우자고 하면 (정부 지원) 가능성이 높다."

-교육문화센터 설립 시 운영방법과 희망교육은.

"운영은 동포사회에 맡기면 된다. 프로그램은 청소년 교육 전문가를 모아서 고민하면 된다. 주중에는 청소년 교육문화센터, 주말에는 한글학교로 쓰면 된다. 1층에 강당과 소극장, 2층 교실 및 워크숍 공간, 3층 체육시설, 운동장 활용 등 고민해볼 수 있다. 제대로 운영한다면 임대 시 예상되는 월 1만5700달러 수입 정도는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이사회에 부탁하고 싶은 말은.

"배가 난파하는 상황에서 끝까지 학교를 지켜내려고 한 노고를 존경한다. 이제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청소년 교육문화센터를 설립하면 기존 이사진은 주말 한국학교 운영에 집중하면 된다. 주중 운영은 전문가와 직능단체 이사진을 영입하는 방법도 있다. 동포사회 여러 의견을 현명하게 듣고 판단 내리는 결단이 필요하다."

-한인사회에 하고 싶은 말은.

"정부도 열심히 하겠다. 동포사회에서 성공하신 분들이 커뮤니티 발전에 관심을 갖고 공헌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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