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청소년전 준비에 분주한 평양|국가아닌 단체별 참가‥‥미·일도 초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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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이 내년 7월1일부터 8일까지 평양에서 개최됨에 따라 북한은 대회준비에 한창이다.
국제공산주의 양대 전위조직인 세계민주청년연맹(World Federation of Democratic Youth=WFDY·본부 부다폐스트)과 국제학생연맹(International Union of Student=IUS·본부 프라하)이 조직한 이 대회는 주로 제3세계 청년을 포용하기 위해 지금까지 12차례 열렸으며 7회대회인 59년까지는 2년마다 열리다 그 이후로는 3∼5년 간격의 부정기전으로 열리고 있다.
이 대회가 소련의 대외 선전장역할을 해온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주최측은 그런만큼 이 대회를 사회주의국가들끼리만 모인다는 인상을 덜기위해 사회주의권 밖에서의 개최를 선호해뫘다.
그러나 1947년 체코의프라하에서 1차대회가 열린이래 사회주의권 밖에서 열린것은 빈(59년)파 헬싱키(62년)의 2차례에 지나지 않는다.
평양대회는 1978년의 쿠바에 이어 유럽권 밖에서 열리는 두번째대회이자 아시아지역으로서 처음이다.
이 대회를 주관하는 WFDY및 IUS는 표면상으로는 독립기관이지만 실제로는 소련당 국제국의 지휘아래 있다. 따라서 정치색이 상당히 노출되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매력있는 영화·연주회·체육대회·전시희·관광행사등이 대회기간 동안 벌어질뿐 아니라 정치적 토론· 세미나, 그리고 소련의 특별한 관심사에 관한 군중집회까지 있어왔다.
주최측은 이 대회의 정치적·파당적 성격을 감추려고 많은 노력을 하지만 선전적 효과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평양순비위는 이 대회의 취지를 86년12월 IUS의 기관지 세계청년보에 『전세계 청년들이 제국주의·식미주의·인종주의·흑백분리·파시즘, 그리고 모든 인종차별과 억압, 종속과 침략에 반대하고, 평화와 민족적 자주, 사회적 진보와 새로운 사회건설을 위한 투쟁을 고무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에게는 대등한 기회가 주어지고 민주적 방식으로 대회가 운영된다고 주장하지만 서방측 참가자의 불만이 수용되기에는 상당한 난관들이 가로놓여 있는게 사실이다.
13차 대회개최지가 평양으로 선정된 것은 소련의 아태지역에 대한 점증하는 관심과 한국의 올림픽개최 효과를 상쇄시키고자 하는 북한의 의중이 부합된데서 결정된 것으로 볼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선택은 「고르바초프」의 「새로운 사고방식」의 핵심과는 동떨어진 김일성의 1인 장기집권체제에 당혹스런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한편 북한은 이 축전이 충분히 만족스럽게 치러질지에 대한 불안을 안고 있다.
북한의 과제 가운데 하나는 축전을 성대히 치르는데 따른 경비부담이다. 여기에 제3세계 참가자들의 여비및 체류비가 추가된다.
전례에 비추어 국제축전연맹기금이 설치되어 소련이 당당한 액수를 내놓을 것이며, 쿠바는 이미 평양대사관을 통해 성금을 전달했다.
북한의 대회준비는 86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는 애국적인 젊은「지원자」들로 구성되는 노동대대가 대규모로 투입되고 있다. 이 결과 최근 안골체육촌(총부지면적 1백75만평방m, 연건축면적 26만7천평방)이 완공된데 이어 15만명수용규모의 스타디움, 2만명 수용규모의 임원·선수용 아파트촌, 호텔, 극장, 서커스, 교량, 위락시설, 공원등이 건설되고 있다.
대회참가는 원칙적으로 국가단위가 아니고 단체를 대상으로 해 미국·일본등지에서도 참가한다.
한국도 이론상으론 마찬가지지만 이에 대한 북한의 제안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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