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인 문 대통령 찾아가 기무개혁 보고한 송영무 국방장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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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개혁안이 발표된 후인 지난 3일 휴가 중인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소식통은 7일 “송 장관이 지난 2일 기무사 개혁위원회에서 만든 개혁안을 보고받은 뒤 다음날 오전 중부 지역에 머물고 있던 문 대통령을 찾아가 약 2시간 가량 국방 현안을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송 장관은 기무사를 사령부 체제로 유지하되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의견을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송영무(오른쪽 셋째) 국방장관이 지난 3일 휴가중인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기무사 개혁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장관이 지난 5일 인천공항을 통해 터키로 출국하고 있다. 뉴스1

송영무(오른쪽 셋째) 국방장관이 지난 3일 휴가중인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기무사 개혁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장관이 지난 5일 인천공항을 통해 터키로 출국하고 있다. 뉴스1

이 소식통은 “기무사 개혁위는 사령부 존치 문제를 놓고 사령부급 체제 유지, 국방장관 직할 본부, 외청 등 3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며 “이를 토대로 송 장관은 사령부급으로 유지하는 개혁안을 건의했고, 대통령이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은 당초 기무사를 해체하고 국방부 본부로 흡수하는 방안을 가장 무게있게 검토했지만, 군 정보기관이 본연의 기능을 하려면 사령부급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기무사의 정치 개입과 민간인 사찰 등의 불법행위를 근절하면서도 동시에 군 통수권 보좌 기능을 유지하려면 사령부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송 장관이 휴가 중인 대통령을 찾아 보고한 데 대해 군 관계자는 “기무 개혁이 그만큼 시급했던 데다 송 장관이 5일부터 터키와 인도 출장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송 장관이 자신에 대한 경질설이 불거지자 기무사 개혁안을 들고 본인 거취 문제까지 언급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송 장관은 대통령에게 보고한 이후인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업무평가 추진실적 점검회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올해) 남은 5개월 동안 ‘국방개혁 2.0’과 관련한 국정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국방부가 외교안보 부처로서 국민과 멀게 느껴졌다면, 지금의 국방부는 변화하고 있다”며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최소 연말까지 장관의 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는 해석이 돌았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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