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김봉희 <숭곡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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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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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록새록 울려퍼진
소라빛 하늘가에
아침햇샅 가득히
기지개를 켭니다
그러면 내마음 또한
날아갈듯 하지요.
떨어질듯 깜박이는
눈물같은 구름 몇 개
밤새워 노닐던
어둠자락 마시고는
화사한 눈빛으로. 다가와
온누리를 수놓네요.
들풀의 속눈업에
젖어있는 이슬마다
살며시 피어오른
이름모를 꽃잎되어
고운 꿈 가는손으로
나를 오라 하네요.
이 아침 저버릴까
토라져 망설이다
하나둘 세어가며
불러보는 젊은 연가
꽃처럼 우체통에다
이마음 떨구련만.
하지만 괜찮아요
초침은 달리니까
아가의 두볼처럼
생그럽게 웃으면서
언제고 다시 찾아올
그 아침을 기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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