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권 파문」여야 모두 "잘못 있다" 양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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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4총무 유감의 뜻 전해>
○…재무위 사건을 놓고 서로 상대방에게 잘못이 있다며 논란을 벌여오던 여야는 27일 오전 4당 총무회담을 갖고 쌍방이 모두 잘못을 인정하는 선에서 공동유감의 뜻을 표하고 해결.
총무들은 만나자마자 『위원장이 유고도 아닌데 멋대로 임시위원장을 선출하는 불법적 작태』(김윤환 민정, 『위원장이 의원발언 도중에 멋대로 회의를 중단시킬 수 있느냐』(3당 총무)며 서로 『사과하라』며 팽팽히 맞섰으나 쌍방 모두 하자가 있는 만큼 한 발짝씩 양보키로 합의.
발표를 맡은 김용채 공화당 총무는 『재무위에서 있었던 바람직하지 못한 일련의 사태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재발방지노력까지 합의했다고 발표.
4당 총무들은 야당 측이 당시 단독 처리한 국조권발동 등 의안 등은 일단 무효화하고 11월 2일 재무위에서 재처리키로 했는데 민정당 측은 반대한다는 입장.
이로써 당초 원만한 수습이 되지 않을 경우 이날부터 대정부 질문에 불참키로 했던 민정당의 강경 방침은 철회, 이날 본회의는 예정보다 10분 늦게 개의.

<「북방정칙」대 「5공 비리」
○…13대 국회 첫 정기국회의대정부질문을 벌인 27일의 본회의에서 여당의원들은 노태우 대통령의 북방정책 홍보에 주력하는데 반해 야당의원들은 정부의 5공 비리척결의지 미흡을 맹타해 대조적.
이병희 의원(공화)은 『노대통령이 「이제 권위주의 통치시대는 끝났다」고 했는데 이는 전전 대통령의 정의복지사회 구호가 허구적이었음을 말하는 것이냐』고 고난.
이태섭 의원(민정)은 노대통령의 UN총회연설을 「노태우 독트린」으로 표현하면서 『케네디 대통령의 「뉴프런티어」 드골의「위대한 프랑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토로이카」등과 같은 탁월한 정치철학 및 정신적 지표로 결실 맺게 해야한다』고 피력.
정석모 의원(민정)은 『소·중·동구가 빗장을 연 것은 소득이나 반미·반일 감정의 표출은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북방의 모르는 길을 가기 위해서는 뛰는 것보다 천천히 물어가는게 좋고 새 친구를 사귀기 위해 옛친구를 멀리하는 어리석음을 저질러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

<민정의원 위축되지 말라>
○…민정당의 박준병 사무총장은 27일 열린 의원간담회에서 이날 아침 가졌던 청와대 당정회의 결과를 설명. 박총장은 『노대통령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민정당 의원들이 5공 비리 문제 때문에 난감한 처지에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더라』면서 『야당의 얘기 중에는 근거가 없는 것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것도 있어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민정당 의원들의 힘이 쭉쭉 빠진다는 소리도 듣고 있더라』고 전하자 모두 박수를 치기도.
노대통령은『민정당 의원들의 사기가 떨어져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나 비리는 5공화국 때의 일이고 지금의 민정당 의원들은 엄연히 6공화국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과거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6공화국의 시대정신에 따라 과거의 잘못을 능동적인 입장에서 청산하라』고 지시했다는 것.
이를 들은 민정당 의원들은 『단절·계승론으로 당내에 이견이 분분했고 공과분리론으로 5공 처리에 애매했던 민정당에 대해 노대통령이 분명히 5공과 6공이 다르다는 점을 제시한 만큼 앞으로 비리 척결 등에 보다 소신 있게 나아갈 수 있게됐다』고 안도.

<정치자금 야 유입 어렵다>
○…공화당은 27일 당직자회의에서 전경련의 선별적 정치자금문제 등을 논의했으나 일단 그것은 전경련의 결정사항이란 점에서 구체적인 언급은 않기로 했다.
김용환 정책의장이 전경련의 입장을 보고하자 김종필 총재는『평소 야당에 얼씬만 해도 세무사찰 등 엄청난 손해를 보는 입장에서 아직 정치자금이 야당활성화에 유입되기는 어렵다』며 『합리적 반대자가 상존 해 상호 긴장하는 균형발전을 해야함에도 정부·여당이 정치자금을 독점하고 있다』고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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