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금메달은 모두 아버지에게 드리겠어요』
『장애자 올림픽의 「칼·루이스」로 떠오른 한국의 손훈선수 (19·뇌성마비·대구 남양학교)는 23일 4백m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내 한국장애자육상 첫4관왕이 되는 순간 아버지 손의웅씨(50·상업) 품에 뛰어들며 눈물을 흘렸다.
손 선수의 오늘의 기쁨은 아버지 손씨의 피나는 뒷바라지가 결실을 본 것.
손 선수는 선천성뇌성마비로 손이 비틀려 물건도 제대로 못 잡고 목소리도 발음이 정확치않아 제대로 알아듣기가 힘든 정도.
어릴 때 뒤뚱거리는 몸짓으로 바깥나들이를 했던 손군은 「병신」이라고 놀리는 아이들을 피해 방안에 아예 틀어박혀 버렸다.
아버지 손씨는 외아들인 손 선수가 82년 대구남양특수학교에 들어간 후 달리기에 소질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때부터 자신이 직접 손군을 밖으로 끌어내 운동을 시켰다.
손 선수는 매일아침 6시면 운동장에 나가 아버지 손씨가 이곳저곳으로 아무렇게나 처대는 테니스공을 줍는 것을 반복했다. 쓰러지면 다시 일어나고 또 달렸다.
곧 손군은 장애자육상의 유망주로 성장, 86년6월 아시아장애자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따냈고 그해12월에는 체육훈장거상장을 수상했다.『아부지 고마웁습니다』어눌한 목소리로 아버지 손씨에게 꾸벅 큰절을 올리는 손 선수의 두 눈에 다시 인간승리의 기쁨이 넘쳐흘렀다. <오장영기자>오장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