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넬대 '122년 유리천장' 한인이 깼다

미주중앙

입력

건축·예술대 첫 여성 학장에
MIT 건축대 윤미진 교수 선임
코넬 졸업 24년 만에 모교로
건축가협회 최고 명예상 수상
3살 때 이민·하버드대 석사

아이비리그의 명문 코넬대학교가 건축·예술대학(College of Architecture, Art and Planning·AAP) 학장에 한인 여성을 선임했다.

1896년 AAP가 설립된 지 122년 만에 최초의 여성 학장이다.

24일 코넬대학교에 따르면 윤미진 교수(46·사진)는 2019년 1월부터 AAP 학장을 맡게 된다. 임기는 5년이다.

그동안 윤 교수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건축대학 학장을 맡아왔다. MIT 건축대학에서도 최초의 여성 학장에 올랐었다.

코넬대와 MIT의 건축학과는 매년 전국 대학 평가에서 1, 2위를 다투는 라이벌 학부다.

코넬대 생명공학대학 마이클 코틀리코프 학장은 "윤 교수는 코넬대학교 건축학과 출신(1995년 졸업)으로 동문의 모범이 돼왔던 인물"이라며 "윤 교수는 그동안 건축계에 수많은 학문적 기여를 했고 MIT 건축대학의 변화를 이끌어 왔는데 이렇게 훌륭한 인물이 다시 코넬대학교로 돌아오게 돼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코넬대학교 건축대학에서 51명의 교직원과 783명의 학생을 책임지게 된다.

윤 교수는 코넬대학신문 코넬데일리선과 인터뷰에서 "여성이 학장을 맡은 것이 122년 만에 처음이라는 게 매우 놀랍기도 하고 영광"이라며 "1990년대 코넬 재학시절만 생각하면 항상 향수에 젖는다. 성장 변화기라 부를 정도의 시절에 경험한 용기와 도전을 후배들에게도 심어주겠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선 "디자인은 실제 변화를 만드는 힘이 있다"며 "AAP의 창조적인 순수 예술과 디자인, 환경계획의 장점을 살리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서울 출생인 윤 교수는 3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왔다. 코넬대학교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에서 도시디자인으로 석사학위(1997년)를 받은 뒤 이듬해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한국에도 다녀왔다.

2001년부터 MIT에서 조교수로 활동했고, 건축학부 프로그램 디렉터(2010년)를 거쳐 MIT에서도 건축학과 최초로 여성 학장(2014년)이 됐다.

윤 교수는 하버드대학 건축학과 교수이자 남편인 에릭 화월러와 만든 건축 연구소 '하월러+윤건축(Howeler+Yoon Architecture LLP )의 공동대표이기도 하다.

미국건축가협회가 수여하는 최고 명예상인 헨리 애덤스 상을 비롯한 어윈 사이저 어워드(2013년), 올해의 여성 건축가 상(2015년)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통해 세계 건축 디자인계에서 명성을 얻고 있다.

한편, 윤 교수는 현직 의사이면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워싱턴 지회장을 맡고 있는 윤흥노 PNP포럼 대표의 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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