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 소환투표 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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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 연방 항소법원이 15일 오는 10월 7일로 예정된 캘리포니아 주지사 소환투표를 연기하라고 결정했다.

제9 순회항소법원은 캘리포니아주가 평소 써온 구식 천공 투.개표 방식을 이번 소환투표 때 사용할 경우 2000년 대선 때의 플로리다주처럼 무더기 무효표 소동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투표를 연기토록 명령했다.

당시 플로리다주 개표에서는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 측에서 천공 자국만 있는 투표 용지도 유효표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 측과 재검표를 둘러싼 법정 공방을 벌이다가 결국 연방대법원이 재검표를 중단시키면서 부시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다.

뉴욕 타임스.워싱턴 포스트 등은 투표가 연기됨에 따라 퇴출 위기에 몰렸던 민주당 출신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가 시간을 벌게 됐다고 분석했다. 캘리포니아주의 공화당 인사들은 이번 판결을 한 판사들이 모두 민주당에서 지명한 인물임을 들어 정치적 판단이 개입됐다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소수인종 권익보호단체 등이 중심이 된 미국 민권자유연맹(ACLU)은 현 투.개표 방식으로는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신 투표 시스템이 완비되는 내년 3월까지 소환투표를 연기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주지사 소환투표와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던 주지사 보궐선거에는 액션스타 아널드 슈워제네거를 비롯해 1백30여명이 도전장을 던졌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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