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후 이란 중소 플랜트 시장이 넓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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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건설 수출의 돌파구로서 뿐 아니라 새로운 상품시장으로서 이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이란시장을 살펴보고 돌아온 정부·민간합동 대 이란 실무조사단이 지난 12일 대한상의에서 가졌던「최근의 이란 정세 및 전후 복구 사업동향」 설명회에는 회의장을 가득 메운 기업관계인사들이 대이란 관심의 열기를 반영했다.
이날 설명회 내용을 중계한다.
◇ 경제정책 방향=자국화 정책의 강력추진·적극적인 기술개발·민간부문 확대·석유 의존 경제의 탈피추구·경제 협력의 다원화 등이 기본방향으로 보인다. 특히 전 분야에 파고 들어있는 자국화 정책은 건설공사 시 현지인 70% 이상 고용 의무화·외국업체에 대한 현지인 훈련 의무화·수입허가 시 현지 생산이 안 된다는 증명서 첨부 요구·자국산 기자재 사용 의무화 등으로 이미 강력히 나타나고 있다. 자체 기술개발 및 선진기술 흡수에 역점을 두어 외국자본 또는 플랜트 도입의 경우 반드시 기술 이전이 확약돼야만 얘기가 되는 정도다. 또 비 석유 생산품의 수출 증대를 위해 구상 무역을 요구, 상담 시 카펫·호도 등의 구입을 반대 급부로 일정량 제시하고 있다.
◇ 복구시장 전망=8년 간의 전쟁으로 인한 플랜트·건설시장의 직접 피해액만도 약1천억 달러에 달하고 있어 대규모의 복구 투자가 있을 것은 명약관화하다. 이란 예산기획성의 비공식 자료로는 88, 89 회계연도부터 향후 4년 간 전재 복구 투자 예상액이 건설 8백억 달러, 공공 서비스 6백40억 달러 등 총2천9백억 달러로 추산돼 있으며 KOTRA 테헤란 무역 관의 보수적 전망으로도 종전 후 4년 간 상품수입액 9백90억 달러, 건설 발주 4백2억 달러 등 총1천3백92억 달러 규모다.
당장 89년도 발주 예상 공사가 6건 53억 달러인 것을 포함, 향후 3년 간 주요 발주 공사만 35건 1백94억 달러 규모가 예상되고있다.
◇ 교역 현황 및 유망분야=85, 86 회계연도 중 우리나라의 대이란 수출 총액은 3.2억 달러로 이란 수입총액 (1백33억 달러)의 2.4%였으며 전쟁기간 중 (81∼87년) 건설 수주액은 이란의 총 발주 액 33억 달러의 20%인 6.6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전쟁중의 건설·물자 공급 등으로 이란측이 우리에게 갖고있는 호의까지 감안하면 이 규모가 보다 커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토목·건축 등에서 이미 현지업체에 의한 자국화가 이뤄진데다 완전한 기술이전을 전제로 요구하는 점등을 고려하면 대형 프로젝트보다는 민간용 중소형 플랜트 시장과 상품수출 시장이 우리에게 유망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전기·전자제품, 통신·전화장비, 비료·유화제품 등 화학원료, 섬유사 및 직물·타이어·철강 등의 수출이 유리하다.
◇ 우리정부의 지원방안=이란 측의 지불 기한 연장 요구에 따라 7백20일까지 유전스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건설 대금으로 받은 석유를 국내에 들여와 정제해 팔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 지난 86년부터 중지된 수출 보험을 재개, 내년부터 수출 보험 인수 한도 및 건당 한도 금액을 크게 증액시킬 예정으로 있다. 이란 측의 구상무역 요구에 대비, 이란과 청산 협정을 맺어 일정 범위 내에서 대이란 수출·수입이 연계되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되고있다.

<박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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