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에게 전화받기 훈련부터 시켜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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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남성들이 지배하고 있는 직장에서 능력 있는 여성이 끝까지 살아남으려면 한순간이라도 그들의 눈에 「여성」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주의할 것.
이것이 미 여성지 『코스모폴리턴』이 직장여성들에게 주는「생존지침」이다.
남성들의 사회에 「동료」로서 자연스럽게 흡수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코스모폴리턴』은 먼저 비서 다루기부터 제대로 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전화 받기 훈련. 자리를 비웠을 때『안 계시다』거나 『나가셨다』라고 답변하는 것은 절대 금물.
『회의 중』이라거나 『손님을 만나러 나가셨다』또는 『자리에서 좀 떨어져 계신다』는 말로 대신하게 끔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비서로 하여금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 행동해야하며, 더더욱 사생활을 노출시켜서는 안 된다.
몸단장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한다.
가장 좋은 옷차림새는 투피스 수트의 정장차림.
안에는 면 셔츠가 적당하다. 머리모양은 어떤 것이든 상관없으나, 길이는 항상 어깨 위를 유지해야 한다.
얼굴화장은 한 듯 만 듯 할 정도로 눈에 띄지 않게 할 것. 화려한 액세서리 착용은 포기(?)하고 그저 팔목에 값비싼 고급시계를 차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러나 구두는 감각적인 것을 신는 편이 도움이 된다.
사무실내의 대화요령은 간단하다. 비록 단 한마디로 끝날 것이라도 절대로 직접 동료에게 하지 말 것. 이것은 중진간부들이 항상 비서를 시켜 전화를 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뜻하는 바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동료 간에 얘기를 할 때도 늘 주제는 업무에 관한 것이 되도록 할 것.
업무시간의 90% 이상을 일에 몰두하여 보내고 있다는 것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스스로에게 늘 기꺼워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할 것.
이처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긴장해야만 남성들로부터 아예 경쟁대로 삼지 않거나, 자신들의 사회 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방어하는 것을 피할 수 있는 것으로 이 잡지는 충고하고 있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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