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공 단절·승계론 대립|원외 지구당위장 세미나서 분출된 .민정고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의원세미나에 이어 열린29, 30일의 여 정당원외지구당위원장세미나 (양평 남한강 종합수련원)는 「원외」라는 특수한 사정까지 작용돼 의원 세미나 때 보다 더욱 기탄 없는 자성과 지도부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4·26총선패배의 원인분석에서부터 여소 야대 정국의 주도권상실, 좌경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어정쩡한 태도,
당의 인기 하락 등에 따른 지도부 성토가 터져 나왔고 당내 민주화지연, 지구당지원 미흡 등에 대한 불만이 토로됐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끈 것은 5공화국비리문제와 관련한 승계와 단절 양론의 대립으로 이를 당이 어떻게 수용해나갈지 큰 관심거리다.
○…뚜렷하게 구별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총선 때 처음으로 지구당을 맡은 신참파를 중심으로 5공화국과의 과감한 단절 주장이 퍼져있는 반면 11,12대 국회 의원을 지낸 위원장 중에선 수구적 입장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지연의 한 초임 위윈장은 『5공 특위활동에서 민정당이 5공 비리를 옹호·변론하려는 인상을 풍기고있다』고 지적하고 『빠른 시일 내 과감한 매듭을 짓지 못한다면 6공화국까지 싸잡아 매도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신구 세력간에 대결과 알력이 있는 것처럼 비치고 있는 여권내부 모습이 바로 정국불안의 핵심』이라면서 『현정권은 과거로부터의 손길을 과감히 뿌리치고 새 출발을 서둘러야한다』고 단절론을 개진했다.
그러나 재선경력의 한 중진급은 『전전대통령은 이미 일방적인 여론재판을 무수히 받은 셈』 이라고 지적하고『그의 업적·공이 묵살되는 것은 물론 몇 가지 과는 눈덩이처럼 확대되고 불러져 정도이상으로 매질되는데도 정작 보호를 맡아야할 민정당은 수수방관』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정국안정과 정치발전을 위해 지금처럼 전직국가원수가 난도질당하는 분위기가 과연 바람직한지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단절론의 일면 성을 지적하고 있다.
원외위원장들 사이에 잠재돼있는 이러한 엇갈린 의견, 주장들이 모처럼 전체가 모인 자리에서 어떻게 표출될지가 주목되고 있는데 당 지도부도 이러한 분위기를 충분히 읽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원외위원장들은 이밖에 여소야대 구조가 민정당이 풀어야할 최대 과제이며 당총재인 노태우 대통령의 인기는 올라가는데도 민정당의 인기는 날로 떨어지는 현실이 당의 당면숙제라는 데는 이구동성이다.
이에 대한 처방으로△당의 발전적 해체에 의한 재 창당△당명 변경 등 극약처방에서부터△연정시도△내각제개헌△ 중 선거구제 채택 △사안별 연합 등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됐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있은 손왕환 정세분석 실장의 「사법적 처리배제」론은 구체적인 처리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정부·여당입장보다 다소 진전된 방안으로 이 문제가 그런 식으로 처리되는 것이 아닌가 추측돼 크게 주목을 끌고 있다.
손실장은 지난번 의원세미나 때 「분명한 업적인정과. 확실한 과실인정· 해명사과」라는 공과분리의 2원적 해결방식을 제시한데 이어 이번엔 『처벌을 주장하는 사법적 차원의 해결을 절대배격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민정당이 앞으로 당론화 해나갈 것으로 보여지는 이「부처별」원칙은 해명·사과 다음의 신분보장· 정치보복조치의 중단에 주안점을 두고있는 것으로 해석되고있다.
원외세미나에서도 가장 원만한 해결방식은 역시 당사자가 해결하는 방법이 가장 무난할 것이라는 의견들.
따라서 민정당이 과거의 공을 인정하고 처벌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스스로 해결」토록 하는 분위기를 유도하되 다른 한편으로는 과 부분에 대해 한층 강한 비판을 하겠다는 선언적 의미도 내포돼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박준병 사무총장 등 당직자들은 특위활동의 「연내종결」을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 손실장은 『재론의 여지를 완전히 불식한다는 전제아래 사안을 해결한다는 원칙을 고수해야한다』고 강조해 어떤 해결책이 제시될 경우 그것이 최종적 해결방안이어야 하며 그 다음에는 사면조치 등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양평∥허남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