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에 정읍·남공주역 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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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호남고속철도 정차역에 남공주역(충남)과 정읍역(전북)이 새로 추가된다. 이로써 호남고속철도 정차역은 5개에서 7개로 늘어나게 됐다. 하지만 속도 저하로 인한 효율성 논란에다 정치적 배경설도 뒤따르고 있다.

28일 건교부가 발표한 기본계획 수정안에 따르면 호남고속철 서울~목포 간 정차역은 광명역.천안아산역.오송역.익산역.광주역 등 당초 예정됐던 5개에서 2개 더 늘어난다. 역 추가 건설에는 3800억원이 든다.

건교부는 "남공주역 주변의 백제문화권과 정읍역 주변의 내장산 관광지구에 대한 관광수요가 창출돼 지역 균형발전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역이 신설되면 하루 평균 3400명가량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또 30년 뒤에는 600명이 더 늘어난 하루 평균 4000명의 증가효과를 예상했다.

호남고속철 건설에는 총 10조6000억원가량이 투입된다. 충북 오송~광주 구간이 2015년에 완공된다. 2017년에는 광주~목포 구간이 건설된다. 서울과 오송 사이는 기존의 경부고속철도를 함께 이용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서울에서 목포까지 1시간40분대에 달릴 수 있다.

◆ 정치적 배경 논란=건교부는 지난해 말 국토연구원이 작성한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이때의 정차역은 5개였다. 국토연구원은 "열차 운행의 효율성과 도시발전 측면을 고려했을 때 가장 타당하다는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호남고속철은 수요 부족 등으로 경제성이 애초부터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었다. 하지만 경부고속철이 세워진 마당이어서 호남에 대한 지역 균형 개발론 명분으로 건설이 결정됐다.

그러나 충남과 전북 지역 주민이 "우리 지역에도 역을 세워 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3월 해당 지역을 방문해 역 추가 설치를 약속했다. 그러자 건교부는 곧바로 국토연구원에 역 추가의 타당성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추가 설치로 결론이 났다.

◆ 전문가들은 회의적=국토연구원 관계자는 "애초 계획안 작성단계에서 남공주역과 정읍역도 고려했으나 수요 증가효과나 효율성이 낮아 배제했었다"고 말했다. 결론이 바뀐 것이 과연 자발적 연구결과에 의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한국교통연구원 배춘봉 박사도 "역 추가 설치에 따른 수요증가 효과가 개통 초기 3400명에서 30년 뒤에는 고작 600명이 늘어난 4000명 선이라면 사실상 지역 발전효과는 거의 없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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