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은 부의 상징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올림픽 금메달은 선수들에게 명예의 상징일뿐 아니라 부의 상징으로 변모하고 있다.
프랑스의 금메달리스트는 국민들의 존경과 함께 약2만8천 달러의 보상금을 받는다.
소련은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전원에게 자동차와 보상금을 제공할 계획이며 사우디아라비아는 정부가 마련한 교육과 직업 및 연금혜택을 받게 된다.
금메달 수를 늘리기 위해 애국심 이외의 물질적 자극을 가하는 많은 나라들과 함께 미국 올림픽대표선수들은 자신들이 순수 아마추어라는「희귀동물」이 되어 있는 것을 느낀다.
미국 공기소총부문의「디너·위거」선수는 한 헝가리선수가 만약 우승할 경우 어떠한 보상을 받게 되느냐고 물어왔을 때『금메달밖에는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하자 놀라는 표정이었다고 말했다.
6백11명의 미국선수들이 체육 약소국선수들 앞에 쌓여있는 거금과 보상들을 백안시하기는 어려운 일일 것이다.
미국선수들은 메달만으로 충분하다는 오랜 올림픽 이상에 매달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실제현실이 미국에 최우수 선수들을 올림픽경기에 출전시키기 위해 환호 이상의 것을 제공하도록 만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84년 LA올림픽 체조경기에서 우승한「스콧·존슨」선수는 얼마나 덧없이「명성과 영광이 사라지는가」를 회상한다. 『대학졸업 후 체육장학금지급도 끝났다. 나는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체조를 계속하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올해 20세인「존슨」은 맥도널드사에서 주당 30시간을 일하면서 연습하고 있으며 선수촌에서 훈련만을 받은 소련선수들과 경기를 치러야한다고 말했다.
『나는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므로 내 인생 최고의 기회로 만들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서울올림픽이 끝난 후 은퇴할 예정이다.
IOC위원들은 IOC가 결과적으로 현금포상이 올림픽정신에 위배되는 것인지, 허용 가능한 것인지를 결정해야할 것이라고 말한다.
IOC위원장「후안·안토니오·사마란치」는『그것은 어려운 문제』라고 말한다.
서독 스포츠당국은 포상을 훈련비를 상쇄하기 위한 보조수단으로 정의하고 있다.
프랑스국민들은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인「쿠베르탱」남작의 출생지인 프랑스에서 메달리스트에게 상금을 주는 것은 모순이 아니라고 말하고있다.
프랑스 대표팀단장「장·프랑수아·샤리」씨는『상금은 봉급이 아니다. 또한 우리 선수들도 프로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상금은 프랑스의 국위를 선양한 놀라운 젊은이에게 주는 『우리 방식의 감사표시』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금메달리스트는 각 2만8천 달러를 받으며 은메달리스트는 그 절반정도 ,동메달리스트는 7천 달러의 상금을 받는다. 이 액수의 절반정도 금액이 LA올림픽 때도 주어졌지만 프랑스는 당시 5개의 금메달밖에는 획득하지 못했다.
이러한 이유로 프랑스는 포상금액을 두배로 올렸으며 이 액수는 다른 나라 선수들이 받는 액수에 비해 많은 것이 아니라고「샤리」씨는 말했다.
「매트·비온디」는 그의 경우 기록을 향상시킨 사람은 그의 부모라고 말하고『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수준으로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위거」선수는『과거에는 오직 금메달만이 문제시됐다. 그러나 세월은 변하고 있다. 나는 선수들이 보상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며 더욱 많은 문호가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개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자 공기소총 세계기록 보유자인 불가리아의「베셀라·레체바」는『이일은 돈이나 다른 보상을 바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메달수상자에게 약간의 물질적 보상이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 3만 달러를 포상할 계획이며 헝가리는 상당한 면세품 공제를 약속하고 있다.
중국 체조선수「러우윈」은 베이징에서 평균임금의 두배에 달하는 급료를 받고 있다.
주최국인 한국에서조차 이러한 포상계획이 수립돼있다.
대한육상연맹 회장 박정기씨는 금메달리스트를 위해 1억원(13만8천 달러), 은메달리스트 5천 만원(6만9천 달러), 동메달리스트 3천 만원(4만2천 달러)을 공동 출자하여 은행에 예치시켜 놓았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올림픽위원회의 김집씨는『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전례 없던 거액의 포상을 받을 것이다. 돈 이상 가는 자극제는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UPI연합=본사특약】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