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조병씨 서울국제연국제 『젖섬, 시그리불』작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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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어촌에 대한 도시인들의 이미지가 풍어제나 지내고 만선이 돼 돌아오는 정도로만 남아있으면 안됩니다. 어민들은 순박하고 무지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그들이 지닌 영원한 꿈과 저력을 발견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국제연극제에 극단 성좌와 손잡고 『젖섬, 시그리불』(20∼24일 오후 3시·7시30분 문예회관 대극장)을 올림으로써 어촌시리즈 3부작의 첫 탄을 선보이게된 극작가 윤조병씨(54).
이미 지난날 농촌시리즈 3부작·광산촌시리즈 3부작이 잇달아 성공을 거둠으로써 「이번 연극제를 통해 초연되는 작품 가운데 가장 기대를 걸만한 것」이라는 연극계의 발빠른 소문에 대해『그저 객석에 불이 들어오기 전에 공연장을 떠나버리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운 무대만 아니었으면 한다』고 겸손을 보인다.
『젖섬…』은 한 어민가정을 중심으로 늘상 어촌을 떠나 수평선에 도전하려는 어부들의 꿈과 섬 안에서 본능을 불태우는 여성들의 갈등을 그린 작품.
5년 전부터 현장답사를 시작, 서해 남부에서 남해안에 이르는 크고 작은 섬들 중 안 가본 곳이 거의 없다고 한다.
그는 『섬의 폐쇄성 때문에 운동권 인사·간첩으로 오인 받는 일도 많았다』며 웃는다.
연출가 권오일씨와는 광산촌시리즈 물 『초승에서 그믐까지』에서 만났던 구면. 이주실·이승철·이일섭씨 등 출연진도 든든해 독해·작품분석과정 이후에는 연습장 출입도 쓸데없는 참견이 안되도록 삼가고 있다고.
『각각 별개의 작품으로 이뤄졌던 과거 시리즈 물과는 달리 이번에는 3개의 작품이 서로 연계를 갖도록 하면서 문제해결보다는 함께 생각해보는 연극으로 꾸며갈 생각』이라고 밝힌 그는 『새로운 시도와 불안하기는 하지만, 성공하지 못해도 다음 작품에 도움은 될 것』이라며 끝없는 정열을 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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