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의정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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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조선조 때 나라의 대신들이 와 국정을 의논했다하여 의정부라 이름지어진 경기도 의정부시.
서울입성의 마지막 성화봉송 숙박지라는 설렘 속에 한수이북에서 사상 최대의 큰 잔치가 베풀어질 성화 맞이를 위해 19만 시민들은 6개월 동안 온갖 정성을 쏟았다.
특히 봉송 맞이에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꽃술을 만들고 주한미군 장병들까지 함께 나서 더욱 돋보인다.
시민 김용건씨(68·범 민족올림픽 의정부협의회장)와 새마을 협의회에서 선뜻 1천6백만원을 내놔 송산동과 장곡동 2곳에 1천6백평의 소공원을 만들었고 시민성금 6백60만원으로 8개의 선전탑과 애드벌룬을 띄웠다.
또 성화가 달릴 도로변에는 주변상가와 시민들이 손수 내건 1백80개의 환영현수막과 1천4백65개의 꽃 상자가 의정부를 축제의 도시로 바꿔놓았다.
이렇듯 봉송로 꽃가꾸기·거리질서 캠페인·관광지 청소 등은 2백40개 단체에서 맡아 준비를 모두 마치고 도착시간만 기다리고 있다.
주부 우석옥씨(42·의정부4동)는 『큰잔치 맞이에 흥이나 집안 일도 제치고 마을부녀자들과 어울러 꽃길 가꾸기에 나서왔다』고 했다.
경북 포항에 화강석으로 빚은 호돌이 탑이 세워졌다는 것을 안 시민 임광제씨(63·신곡동)는 『평생기념으로 삼기 위해 자비로 높이 2.3m, 폭1m의 대형 호돌이 상을 시청 앞에 세웠다』며 가슴 뿌듯해 했다.
군인들도 뒤지지 않았다. 부대앞길을 꽃 무덤으로 바꾸어 놓았는가 하면 한미야전군사령부와 미○사단은 가시덤불 담장을 녹색 그물망으로 말끔히 단장했고 엠블럼기 1백개를 게양하는 정성을 보였다.
「잭·비·테리스」소장은 『올림픽을 치르는 나라에 근무하는 것이 영광이며 올림픽에 참여할 수 있게된 것이 기쁘다』고 했다.
성화축제 중 시민들이 자랑할 민속은 「양주 별산대놀이」와 「양주소놀이굿」.
별산대놀이를 지도한 유경성옹(71)과 연출을 맡은 김인기옹(75)은 『한수이북의 최대 민속을 세계에 알리려 단원 25명이 바쁜 생업도 마냥 잊고 하루하루 한마당을 벌여왔다』며 『남은 여생중 이보다 더한 보람이 있겠느냐』고 싱글벙글.
성화가 묵을 의정부 공설운동장의 안치행사는 「회룡문화제」를 겸해 16가지 각종 행사도 준비.
경민여상 50명이 펼칠 강강술래와 중앙초교생 50명의 부채춤, 동두천여상의 고적대 퍼레이드 등이 7, 8월 더위 속의 고된 훈련을 마치고 이제 「D-시간」을 대기중이다.
동두천여상 고적대 지도교사 배문평씨(28)는『강훈 3개월의 진수를 「하늘의 불」에 활활 태우겠다』고 자랑했다.
시민들은 남은 하나의 감격의 순간만 남겨 놓고 있다. 그 동안 쏟은 정성과 설렘이 어우러져 열기를 더하고 있다.
『우리 의정부시는 서울과 지척이며 시 승격 25년이 넘었는데도 「한수이북」이란 특수여건 때문인지 발전이 늦어요. 시민들이 쏟은 올림픽성화 맞이 정성만큼이나 이번 올림픽이 의정부 발전의 계기가 되길 두 손 모읍니다.』
시민 조수기씨(42)의 이 말은 축제의 밤을 맞는 의정부시민의 한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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