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자유한국당에 "갈 곳은 무덤뿐"…선거 끝나도 비난은 계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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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13 지방선거가 끝난 지 약 2주가 지났지만 북한 매체들은 관련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 자유한국당ㆍ바른미래당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26일자는 대남ㆍ대외 관계 기사를 싣는 6면의 톱기사로 한국 지방선거 관련 내용을 실었다.

노동신문 6월26일자.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노동신문 캡처]

노동신문 6월26일자.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노동신문 캡처]

‘남조선에서 진행된 지방자치제 선거 결과는 무엇을 보여주는가’라는 내용의 논평이다. 북한이 지금까지 냈던 6ㆍ13 지방선거 관련 내용 중에서도 상세한 편이며 분량도 많다. 노동신문은 이 논평에서 “남조선 정치사에 또 하나의 극적인 변화를 가져온 이번 선거가 시사해주는 바는 참으로 크다”며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려 보려고 발광하는 역적 무리들에게 내려진 분노한 민심의 징벌”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앞서 18일엔 대남 선전용 인터넷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지방선거 결과를 전하면서 “(남북) 관계 개선 흐름을 귀중히 여기는 남조선 민심이 과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기사에서 북한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선거 패배에 대해 “관에 넣어둔 송장을 살리겠다는 생각이 꼬물만큼도 없다는 것이 남조선 각계층의 민심”이라고도 주장했다.

26일자 노동신문은 비슷한 논조를 이어갔다. 해당 논평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대참패를 당했다”며 “반역 무리들이 갈 곳은 무덤뿐”이라고 표현했다. 논평은 이어 남측 보수 정당들에 대해 “북남 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의 평화 애호적이며 성의 있는 노력을 ‘위장 평화 사기극’이니, ‘안보를 무너뜨리기 위한 화전양면술’이니 하고 터무니없이 비방 중상해왔다”며 “이번 선거결과는 민심과 대세에 역행해 나선 자들의 말로가 얼마나 비참한가를 다시금 확증해 주었다”고 주장했다. 이 논평은 또 “남조선에서 력대(역대)로 내려온 보수의 신화가 각성된 민심에 의해 산산이 깨져나갔다”고 적었다.

지방선거 참패 후 김성태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5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국민에게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며 무릎을 꿇고 있다. [중앙포토]

지방선거 참패 후 김성태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5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국민에게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며 무릎을 꿇고 있다. [중앙포토]

북한은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의 행적을 세세히 소개하며 비난하는 등 보수정당 비난에 공을 들여왔다. 바른미래당에 대해서도 “안철수파와 유승민파, 중립파가 후보 단일화 문제 등을 놓고 서로 물고 뜯으며 열을 올렸다”는 표현을 쓰는 등, 관련 보도에 열을 올렸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당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당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전 대표에 대해서는 지난달 노동신문을 통해 ‘홍럼베(홍준표+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아베 신조 일본 총리)’라는 별명까지 붙여가며 조롱했다. 홍 전 대표가 지방선거 후 사퇴한 뒤엔  비난의 화살을 자유한국당 전체로 돌리고 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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