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야산서 발견된 시신, 실종 여고생으로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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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전남 강진에서 지난 24일 발견된 시신이 실종됐던 여고생 A양(16)인 것으로 확인됐다. 용의자의 차량에서 발견된 낫에선 A양의 유전자도 나왔다. 25일 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시신의 DNA를 감정한 결과 A양의 것과 일치했다. 지난 16일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러 간다’는 메시지를 끝으로 실종된 A양의 시신은 8일 만에야 강진군 도암면 매봉산 정상 부근에서 부패한 상태로 발견됐다.

1차 부검 소견 ‘부패 심해 사인 불명’ #용의자 차량 흉기선 여고생 유전자

또 경찰이 용의자인 A양 아버지의 친구 B씨(51)의 차량에서 발견한 낫의 날과 손잡이 사이에서는 A양의 유전자가 검출됐다. 낫이 범행에 쓰였다는 의미다.

국과수는 DNA 감정과 함께 시신 부검도 했다. 그러나 일단 사인은 ‘불명’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부패 상태가 심각해 사인을 당장 추정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골절 등 외상이나 시신을 훼손한 흔적, 상처 등도 보이지 않았다.

향후 경찰 수사를 통해 가려져야 할 점은 가장 중요한 사망 경위, 범행 장소 등이다.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낫이 발견되면서 수사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시신을 발견한 지난 24일에 이어 25일까지 유류품을 찾으려고 매봉산 일대를 수색했다. 경찰 2개 중대를 포함한 165명을 시신 발견 지점에 투입했다. 그러나 특별한 성과는 없었다.

A양이 발견된 매봉산에서 살해됐을 가능성도 있지만 다른 장소에서 숨진 뒤 산으로 옮겨져 유기됐을 가능성도 있다. 성범죄 등 또 다른 범죄 피해 여부도 경찰이 가려내야 할 점이다.

경찰은 지난 16일 A양이 B씨를 만나러 간다는 메시지를 친구에게 남긴 데다 실제 이날 두 사람의 동선이 비슷한 점, B씨가 별다른 이유도 없이 목을 매 발견된 점과 함께 낫에서 A양 유전자가 나온 점에서 B씨의 범행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여고생과 용의자(B씨)가 사건 당일 동행했다고 볼 수 있는 점은 통신자료 수사 등을 통해 이미 확인됐다”며 “현재는 (B씨의) 살해 경위 등을 밝히기 위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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