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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브리지 세무조사… 제일은행 팔아 1조1800억 이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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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세청이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투자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투자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국세청이 외국계 투자기업의 일제 점검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세청은 또 제일은행을 매각해 1조1800억원의 이익을 낸 뉴브리지캐피탈을 세무조사하고 있다.

국세청은 24일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투자기업의 자본 등 지분구조와 출신국에 대한 일제 점검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이달 초에 시작했으며 이달 말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점검 대상은 외국인 투자 촉진법상 투자금이 5000만원을 넘고 외국인 지분율이 10%를 넘는 기업으로, 2004년 말 현재 4889개에 달한다.

국세청은 특히 이들 외국계 투자기업의 지분구조가 변동돼 세제상 각종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됐는데도 이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 부당 감면을 받고 있는지를 중점 점검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이를 위해 전국 107개 일선 세무서에 관할 외국계 투자기업의 현황을 파악하도록 지시했다. 국세청은 외국계 투자기업이 국내에 처음 진입할 때 산업자원부에 제출한 투자신고서 등을 검토해 당초 신고한 출신국과 투자비율의 변동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이처럼 국세청이 외국계 투자기업에 대한 점검에 나선 것은 외국계 기업을 철저히 관리하고 이들에 대한 과세 근거를 확보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인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 일제 점검은 기본적으로 외국계 투자기업에 대한 세적(稅籍)을 일제 정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들 기업에 대한 현황을 제대로 파악해야 정책도 효과적으로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또 뉴브리지캐피탈에 대해 세무조사를 하고 있다. 국세청과 금융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10일 뉴브리지캐피탈코리아를 방문, 거래 관련 자료들을 압수했다. 뉴브리지캐피탈은 1999년 말 제일은행 지분 48.56%를 5000억원에 산 뒤 지난해 4월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 매각해 5년 만에 1조1800억원의 차익을 냈다.

뉴브리지캐피탈은 또 AIG와 함께 2003년 6월 하나로텔레콤에 투자해 이 회사의 지분 39.6%를 갖고 있다. 당시 AIG-뉴브리지캐피탈 컨소시엄은 하나로텔레콤에 5850억원을 투자했고 7200억원의 장기 융자를 제공했다. 이에 앞서 이주성 국세청장은 7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서 "뉴브리지캐피탈에 대해 과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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