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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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주석이 연설하던 중 갑자기 한 중국계 여성이 소리를 지르며 그를 욕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또 행사 진행자가 중국의 공식 명칭을 대만으로 부르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미국이 큰 결례를 한 것이다.

◆ 부시, 후진타오에게 사과=후 주석이 연설하던 중 카메라 기자석에 있던 한 여성이 갑자기 "파룬궁 탄압을 중단하라"며 소리를 질렀다. 이 여성은 백악관 경호요원들에게 끌려나갈 때까지 몇 분간 영어와 중국어로 구호를 외쳤고, 이 모습은 TV를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됐다.

이 여성은 뉴욕에 거주하는 병리학 의사 왕웬이(47)로 밝혀졌다. 파룬궁 관련 매체인 '에포크 타임스' 기자 신분증으로 백악관 임시 출입증을 얻었다고 한다. 소동이 벌어지자 부시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후 주석에게 몸을 기울여 귀엣말을 했다. 연설을 계속하라는 뜻으로 "괜찮아요(You're okay)"라고 했다 한다.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후 주석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 중국을 대만으로 소개=환영 행사에서는 중국 국가 연주가 끝나자 "중화민국(대만) 국가에 이어 미국 국가가 연주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아나운서가 중국의 공식 명칭인 중화인민공화국(People's Republic of China)과 Republic of China를 혼동한 것이다.

행사장에서 후 주석이나 중국 측은 이를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갔다. AP통신은 "중국에 가장 민감한 것은 독립을 꾀하려는 대만 문제인데, 양국 정상이 만난 자리에서 이런 큰 실수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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