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북미정상회담비용 161억원 기꺼이 부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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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리 총리는 10일 김 위원장을 만났다. 11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할 예정이다. [AP, 연합뉴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리 총리는 10일 김 위원장을 만났다. 11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할 예정이다. [AP, 연합뉴스]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가 10일(현지시간) 자국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 비용을 모두 부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리 총리는 이날 ‘F1 피트 빌딩’에 있는 북미정상회담 국제미디어센터(IMC)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데 드는 비용은 2000만 싱가포르달러(약 161억1700만원)”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비용을 우리가 기꺼이 부담하겠다”며 “이는 싱가포르의 깊은 관심사인 국제적 노력에 대한 우리의 기여”라고 말했다. 전체 비용의 절반은 보안 비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 회담 개최가 싱가포르에도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리 총리는 “우리가 요청하지 않았는데 회의 장소로 선정됐다는 사실은 싱가포르가 북한, 미국과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해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 미국 양측에서 회담을 개최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 안 된다고 말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의 가격을 계산하려고 하면 정말로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며 “이번의 경우 회담이 열린다는 게, 우리가 개최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리 총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아주 중요한 회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반도와 비핵화 문제 등 동북아시아의 상황은 지역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 좀 더 넓게 본다면 전 세계의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며 “이번 만남은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이날 IMC를 방문하기 전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센토사섬을 방문해 군 배치 태세를 점검했다.

앞서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은 9일 싱가포르 연합조보와의 인터뷰에서 “북측은 자기가 감당해야 할 비용을 일부 부담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전액 부담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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