⑪리듬체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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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9월30일 저녁 올림픽공원체조경기장에 모일 1만5천여 관중들은 현란하고 황홀한 연기에 넋을 잃게 될 것이다. 「마루 위의 요정」이 탄생되는 리듬체조 결승전이 이날오후6시부터 9시40분까지 벌어지기 때문이다.
84년 LA올림픽 때부터 올림픽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리듬체조는 여자개인종합에서만 1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는 종목. 줄·후프·곤봉·리본의 4개 종목을 벌이는 리듬체조는 기계체조보다 무용동작의 연기가 더욱 돋보여 세계 팬들을 사로잡게된다.
리듬체조의 금메달후보는 불가리아의 「비앙카·파노바」와 소련의 「마리나· 로바츠닉」 둘 다 18세의 동갑 나기다.
「파노바」는 작년 불가리아 바르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전 종목10점 만점으로 5관 왕에 오른 챔피언. 1백63cm·42kg의 몸매에서 나오는 연기는 세계 팬들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할 만큼 환상적이다. 백조의 우아함과 고무공의 탄력, 그리고 선녀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것이라고나 할까.「파노바」에게 도전하는「로바츠」는 작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위에 그쳤으나 소련리듬체조의 선두주자.
지난 5∼7일의 한소 친선국제대회에 출전했던「로바츠」는『작년 세계선수권대회는 홈팀 불가리아의 텃세가 크게 작용했던 것이 사실이다. 서울 올림픽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내 설욕하겠다』고 자신 있게 말한바 있다. 리본과 후프연기가 뛰어난 「로바츠」는 1백60cm·44kg으로 리듬체조에 고전예술을 도입, 새로운 경기를 개척해 찬사를 받은 스타다.
「파노바」는 막힘 없는 완벽한 연기로 완숙의 경지에 와있고 「로바츠」는 날로 기량이 향상돼 이제 정점에 도달해 있을 만큼 연기 자체가 과감하고 신선하다.
리듬체조는 불가리아의 국기와도 다름없는 종목. 리듬체조 인구는 약 5만 명으로 3명의 어린이 중 한 명이 리듬체조클럽에 가입돼있다.
이같이 두터운 불가리아 세에 소련의 「로바츠」안나·코츠네바」가 도전하는 리듬체조 금메달향방은 점치기가 실로 어렵다.

<조이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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