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노동력·자원 풍성|「중국의 대한창구」산동성 어떤 곳인가

【홍콩=박병석 특파원】중국 산동성이 마치 중국의 대한창구처럼 부상하고 있다.
한국과 산동성은 지난달 상호 대표단을 파견, 직 교역과 이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합의각서를 교환한데 이어 8월에는 10여명으로 구성되는 산동성 고위대표단이 한국을 방문해 합의각서에 따른 구체적 방안과 한국에 대한 관광비자발급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의 30개 성·시·자치구 중 특히 산동성이 한국의 손짓에 적극 호응하는 이유는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점 외에도 산동성의 여러 조건이 한국과 경제적 협력을 하는데 적합하기 때문이다.
산동성은 한국과의 무역증대보다는 한국기업의 투자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간단히 정리하면 산동성은 한국이 필요로 하는 각종 천연자원과 지리적 조건 및 값싸고 질 좋은 노동력을 겸비하고 있으므로 한국은 자금·기술·관리인력 등을 동원, 주로 노동집약형의 제품을 생산해 상당량을 한국의 해외판매망을 통해 수출, 외화도 벌겠다는 것이다.
한국의 태안반도와 산동성 간 직선거리는 서울∼부산보다 가까운 약 3백84km.
제남을 성도로 하는 산동성은 중국동부연안과 황하하류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총 면적은 15만3천 평방km에 인구는 7천8백만 명.
남한에 비해 면적은 약 1.5배, 인구는 약 2배 가까이 된다.
최근 홍콩을 방문했던「지앙춘윈」(강춘운)산동성 장은 현재 산동의 농업총생산액·국민수입(소득)·국민생산총액에서 각각 전국 1, 2, 3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산동은 지하자원이 풍부하고 지리적 위치가 좋아 외국과의 무역 및 경제합작을 하는데 5가지의 장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물·농산·해양·관광자원이 풍부한데다 항구나 교통시설 등에서도 좋은 조건을 구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하자원의 경우 이미 개발했거나 개발 중에 있는 것만도 석탄·석유·천연가스·금·철·동·알루미늄·석고·규석·금강석·대리석 등 70여종에 이르는데 현재 한국이 외국에서 수입중인 석탄의 매장량이 2천6백80억t이며 전국 제2의 유전인 승리유전도 산동에 있다.
또한 황금은 매장량과 생산량에서 중국최대다.
농산 자원의 경우 토지가 비옥하고 4계절이 분명해 보리·옥수수·콩·감자·면화·담배·과일·채소 등 이 풍부한데 특히 지난해 생산량은 면화가 1백24만t, 땅콩이 2백29만t으로 전국 제일을 기록했으며 포도·복숭아·배 등 과일생산량은 전국 제2를 자랑했다.
황해와 발해에 위치한 산동성의 해안선길이는 약 3천km. 생선·어패류·대합·김 등 이 풍부한데 특히 새우·해삼·전복 등의 양식채취량은 전국에서 제일이다.
산동성은 또한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역사고적이 많아 공자의 고향인 곡부, 오악 중의 하나인 태산, 동방의 스위스라 불리는 청도 등은 특히 한국을 포함한 동양인들에게는 의미 있는 곳이다.
중국의 기준에 비춰 본다면 산동성의 항구나 교통시설도 양호한 편이다.
청도·연태·용구·위해·석구·남산두 등 6개 개방항구를 포함, 모두 20개의 항구가 있으며 연간 하역능력은 5천만t. 그러나 컨테이너 부두시설이 마땅치 않은 흠을 가지고 있다.
도로사정도 비교적 좋은 편이며 청도·연태·제남·탄방·위해 등에는 비행장이 있으나 청도가 지난달에야 홍콩∼청도를 잇는 국제선을 개설했으며 연태가 광주 등을 잇는 원거리 국내노선을 지난달 개설했다.
우리의 입장으로 보면 산동은 해상거리는 가깝지만 아직 교통이 불편한 곳이다. 그러나 한국∼산동성은 해상직항노선을 신설할 때 화물선뿐만 아니라 화물·여객 겸용선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년 봄 경제개방 구로 지정된 산동 반도는 7개시 44개 현에 면적으로는 5만 평방km, 인구 2천6백만 명이 포함됐는데 전성의 3분의 1쯤이 이에 해당된다.
외자도입을 위해 86년에 각종 외국인투자유치 법을 제정, 각종 세제감면조치를 시행하는 한편, 투자액 3천만 달러 이하는 성 정부가, 5백만 달러 이하는 현정부가 독자적으로 결정한다.
중국에서 산동성 만이 한국인에 대한 비자발급권한을 위임받은 것은 바로 이러한 조건 위에 한국의 중간단계기술이나 일부 사양업종의 설비와 자본·기술 및 관리인력을 도입하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