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 파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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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요즘 미국대학의 캠퍼스는 아시아계 학생들의 「옐로 파워」로 가득 메워지고 있다. 그래서 성급한 사랍들은 21세기의 미국은 이들 옐로 파워로 지배되지 않을까 하고 벌써부터 위기감을 갖기도 한다.
이런 예측을 남게 한 사건은 작년 6월에 일어났다.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명문고교의 중국인 유학생C군이 보스턴대에 시험을 쳤으나 떨어졌다.
그런데 자기보다 학교성적이 좋지 못한 백인친구는 합격했다. C군은 대학당국에 항의했다.
학교측의 변명이 걸작이다. 『학생은 기숙사에 들기를 희망했으나 현재 기숙사는 여유가 없다. 그래서 자택 통학이 가능한 학생을 우선적으로 뽑지않을 수 없었다.』
이런 사정은 프린스턴이나 콜럼비아같은 명문대도 마찬가지다. 모두 「기숙사 부족」이란 핑계로 아시아계 학생을 기피하고있다. 이같은 사실이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에 보도되자 아시아계 학생들의 불만은 더욱 고조되었다. 그뿐 아니라 옐로 파워에 대한 경계심도 더욱 높아졌다.
아메리칸 센터가 발행한 『국제교육교류 보고서』(86∼87년)에 따르면 미국에 유학생을 가장 많이 보낸 나라는 대만(2만5천6백60명)이며 그 다음은 말레이시아(2만1천6백40명), 중국(2만30명), 한국(1만9천9백40명), 캐나다(1만5천7백명), 일본(1만5천70명)순이다.
결과적으로 11만명 이상의 아시아계 학생이 미국대학의 캠퍼스를 누비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의 성적이 모두 우수하다는 데 있다. 작년 프린스턴대의 수석은 한국학생이 차지했다. 미시간대는 중국여학생, 오벨린대는 일본여학생이 차지했다. 이들이 졸업하면 대부분 유수한 기업에 취직한다. 또 대학에 남으면 남는대로 연구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미국이민국 자료에 따르면 86년의 이민은 모두60만명인데 그중 아시아계가 45%를 차지했다. 87년의 72만명중에는 아시아계가 무려 41만명으로 57%나 되었다.
이처럼 아시아계는 질에서나 양에서 미국을 압도하고 있다. 정말 21세기의 미국을 옐로 파워가 지배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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