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춘향가』유럽에 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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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판소리『춘향가』가 원형그대로 유럽인들에게 소개된다. 명창 안숙선·조통달씨와 고수 김동준씨가 오는 10월21일부터 11월23일까지 프랑스·스웨덴·덴마크·동독·네덜란드·스위스·이탈리아·영국등 8개국 12개도시를돌면서 판소리『춘향가』의소리·몸짓·의상·무대장치등을 전통양식 그대로선보일 예정.
한국여인의 굳은 절개와 사랑을 담은 이 판소리를 전혀 간추리거나생략하지않고 완창하려면5시간 이상 소요되므로전·후반부로나누어 전반부 공연때는 조통달씨, 후반부는 안숙선씨가 각각창을 맡는다.
외국인들이 판소리의 흐름을 이해하기 쉽도록 정리한 내용을 영어·불어·독어·스웨덴어·이탈리아어등 5개국어로 번역, 무대 한편에 스크린을설치하여 자막을 제공한다. 이같은현지어자막은종래의 판소리 해외공연에서는 전혀 없던 이번공연의 특징이다.
판소리를 이루는 창·아니리·발림·추임새 등한국 고유의 종합적 표현방식 그대로 부각시키자는 것이 이번 순회공연을 마련한 해외공보관과 국제문화협회의 기획의도다.
그러나 자막을 제공하더라도 판소리의 문학성을 제대로 전달하기 어렵다든가, 현대적 무대장치와 조명·의상 등에 익숙해져있는 외국인들에게판소리의 전통양식 그대로 완창무대를열어보이는것은 자칫 너무 지리한 느낌을 줄수도 있다는 등의 우려도 없진않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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