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고속도로는 무리한 공사"|88도로도 노선·투자시기 부적절|경제성·이용도등 무시|정치적 이해가 결정에 영향미쳐|경제기획원 심사평가국 지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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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 86년말 완공된 중부고속도로는 당초 고속도로노선 결정을 위한 타당성조사보고서상 그 경제성이나 이용도면에서 서해안노선보다 떨어진다고 판단되었는데도 이를 무시한채 고속도로의 절대 전제조건인 연결도로의 동시착공등도 미루고 무리한 선행투자가 이루어져 이용률이 크게 떨어지는등 부작용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정부에 의해 지적됐다.
또 88고속도로도 투자시기·노선선정등 도로의 이용도 측면이 간과되었고 영·호남 양지역의 물자교류가 부진하며 주변공단·관광지개발등도 부진해 역시 이용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같은 결과를 빚은 것은 노선선택에 정치적 이해가 영향을 미친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제기획원 심사평가국은 최근 도로·농어촌등 정부주요투자사업에 대한 평가를 실시, 이같이 밝히고 이에따라 중부고속도로는▲암사동입체교차로·증평 진입로등 서울동부및 경기북부지역 연결·진입도로를 빨리 완공하고▲교통량이 적정수준이 될때까지 통행료를 경부고속도로와 같게끔 인하하며 88고속도로는 농공단지조성·관광지개발등으로 이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건의했다.
경제기획원은 또 현재의 서해안연안국도도 차량통행량이 하루3천∼4천대 수준으로 2차선 국도의 적정 수용량 6천대에 못미치고 있으므로 선거공약사업인 서해안고속도로 건설은 기존 국도의 확장·직선화 방안과 정밀 비교·검토해 신중히 착공여부를 결정하여야하며 착공이 불가피하더라도 그 완공시기는 재정형편을 감안해 신축적으로 조정되어야 할것이라고 건의했다.
기획원은 또 조건이 나쁜 한계지역에 대한 용수개발·경지정리등 농업생산기반조성사업의 투자사례가많은데, 이는 그에 상응하는 소득창출을 수반하지 않기 때문에 농민의 부채누적→부채탕감→농민부담금의경감요구→재정부담 가중의악순환이 우려된다고 지적, 농업기반조성에 대한 투자는 우선순위에 따라 시행하되 한계지역에 대한 지원대책은 별도로 강구되어야 한다고 건의했다.
기획원은 한계지역에 대한 무리한 투자의 예로서 경북 칠곡군 달서지구의 용수개발 (사업비 21억9백만원), 충남 예산군 여래미지구 용수개발 (31억원), 경북 달성군 장곡지구의 경지정리사업 (37억원), 충남부여군 대홍면 첨리 소규모 기계화 영농단 사업(대상면적 5km) 등 26개의 사례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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