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근로자 전원철수 검토|캉간 가스정제소 공장대파로 정상조업 불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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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대림산업의 캉간공사현장 피습사건은 발생 이틀이 되도록 사망자 신원파악이 정확히 안된 채 혼선을 빚고 있다.
또 대림 본사측은 전세기를 보내 사망·부상자를 귀국시킨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현지사정이 여의치 않아 내주초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오전 현재 피해자는 사망 12명·행방불명 1명, 부상 42명으로 집계됐으며 사망자로 알려졌던 박희병씨(41)는 본인의 시체가 아닌 이란인으로 밝혀져 행방불명자로 분류됐으며 신원미상 사망자 2명중 1명은 최상열씨(40)로 밝혀졌다.
부상자42명 중 중상 15명·경상 5명 등 20명은 입원치료중이며 22명은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현지표정=피습사건 뒤 부근 모하람타헤리공사현장에 대피했던 한국인근로자들은 2일부터 부셔, 시라즈 등 2개 도시를 자동차로 왕래하며 사망·부상동료확인, 입원환자 부식운반 등을 돕는 한편 정상조업이 불가능해 본사의 대책을 기다리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2일 대림본사에 알려왔다.
회사측은 캉간공사현장근로자 전원을 완전 철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1일 오후에는 오정일 이란주재대사대리가 이란당국의 협조로 캉간피습현장을 방문, 1시간가량 참사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오대사대리는 또 부셔시에 들러 파포메자자병원에 안치된 한국인사망자들을 조문한 뒤 생존근로자들을 위로했다.
한국인사망자 중 1명의 신원이 아직도 확인되지 않은 것은 이란비밀경찰측이 영안실문을 한때 잠그는 등 대림측의 사후수습에 비협조적이라 사체확인작업 등이 늦어진 데다 생존근로자들이 모하람타헤리대피장소를 떠나 3백km 떨어진 부셔시 등을 자주 왕래한 때문으로 알려졌다.
◇회사대책=대림산업측은 현지에서의 부상자 분류작업 등이 끝나는 대로 빠르면 내주초 대한항공의 DC-10전세기를 이란에 급파, 사망·부상자 및 귀국을 원하는 근로자를 본국에 후송키로 했다.
회사측은 사체운구를 위해 무게가 가벼운 알루미늄제관을 서울에서 제작, 전세기편으로 이란에 싣고 갈 예정이다.
회사측은 또 유가족의 비행기동승문제에 대해 『전원이 동승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특히 여성의 입국은 이란측에서 아예 허용치 않는다』고 밝히고 대표 1∼2명만 동승하는 문제에 대해 유가족측과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빈소=서울잠원동 빈소주위에는 대림산업본사에서 파견된 젊은 사원30여명이 근조리번을 달고 검은 안내완장을 팔에 두른 채 찾아오는 조문객들을 맞이하는 등 밤새 유족들과 함께 뜬눈으로 빈소를 지켰다.
◇후송대책=대림산업측은 이란 현지로 떠날 DC-10기(3백12석)가 관과 함께 부상자용 들것도 실을 수 있도록 내부 개조작업을 할 예정이며 비행기에는 연세대부속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이 동승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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