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폭력에 교수들 "자구비상"|"더이상 물러서면 교권 설자리없다"자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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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서울대의 총장실점거 학생폭력사태를 계기로 대학가 교권위기가 사회의 큰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그동안 「민주화투쟁」의 명분으로 가려져 방치되거나 일부 용인까지되어온 학생들의 탈선행위에 단호히 대처해 대학의 권위를 바로세우고 교권을 확립해야한다는 여론이 크게 일고있다.
일부학생들의 무분별한 요구나 과격행동에 학교나 교수들이 계속 끌려다니고 굴복하는 상황이 계속될 경우 우리 대학은 소요의 악순환에서 벗어날수 없으며 교권도 설 자리가 없다는 자각이다.
이같은 여론과 대학가의 자구 (자구)노력이 구체화되며 서울대는 농활경비·스쿨버스지원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총장실을 부수고 교수들에게 마구잡이폭언·위협을 해댄 주동학생들에게 중징계를 하기로했으며 수사에 나선 경찰은 전담수사반을 편성해 총학생회장 전상훈군 (22·정치4) 등 8명을 수배했다.
이와관련, 당국은 현재의총학생회 일원조직인 학생자치기구를 복수화해 임의단체로 바꾸는등 제도개선도 검토하고있다.
서울대측은 학생들의 과격행동과 교수에 대한 욕설·폭언을 교권을 침해하는 중대사태로 규정, 단과대별교수회를 통해 주동자를 중징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학생15명이 학교시설 신축과 관련한 비리 해명과 학교행정에의 학생참여 보장을 요구하며 4월20일부터 점거농성과 학생처장 연금소동까지 벌였던 고신대도 학교측이 의연한 대처와 설득으로 50여일만에 학생들을 해산시켰다. 학교측은 지난달28일 행정동의 집기를 꺼내 태우고 금고를 파괴하려 했던 학생들을 경찰에 고발하기도했다.
이같은 학교측의 적극대응이 없는 학교에선 교수들의 반발이 집단사퇴로까지 나타나고 있다.
부산수대의 경우 시험거부를 선동하며 시험장 입실을 방해하는 학생에게 이욱교수 (응용화학과)가 뺨을 때렸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폭력교수 퇴진」을 요구하며 점거농성을 벌이자 이교수와 동료교수등 5명이 『이런 분위기에서는 학생들을 가르칠수 없다』며 25일 사의를 표시했다.
강원대에서는 지난15일 총장직선투표때 일부 학생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총장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투표를 방해하고 개표용지를 빼앗는등 소동을벌인데 대해 전체 교수명의로 담화를 내고 학생들의 교권침해행위에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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