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플린 대표작『모던 타임스』|국내팬에 선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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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코미디발전의 신화적 존재인「찰리·채플린」의 대표작인『모던 타임즈』가 오는 7월2일부터 서울 중앙일보사 호암아트홀에서 개봉된다.
「채플린」의 장편영화가 국내에서 상영되는 것은 8·15해방이후 처음이다.
올해는 특히「채플린」의 탄생 1백주년을 맞는 해라서 더욱 뜻이 깊다.
「채플린」의 영화는 단순한 코미디가 아니다. 그의 작품을 보면 늘 웃음 뒤끝에 코끝이 찡한 눈물이 남는다.
현대 문명사회에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해학의 바닥에는 따뜻한 휴머니즘과 페이소스가 깔려있다.『모던 타임즈』는 바로 이같은「채플린」의 예술이념이 잘 살아나는 대표적 장편영화다. 상영시간 1시간26분.
분업화된 산업사회에서 하나의 기계부속품으로 전락한 한 떠돌이 노동자의 비극과 그 속에서도 자그마한 자유와 사랑을 찾으려는 인간의 소박한 꿈이 깔려있다.
「채플린」의 전성기인 1936년에 만들어진 이 작품은「채플린」이 초기의 발성영화에 대한 거부감을 벗어버리고 필요에 따라 음악과 음향을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팬터마임의 면모를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채플린」이 주연은 물론 제작·감독·작곡·안무까지 겸하고 있어 그의 모든 재능을 볼수 있다. 특히 그의 다른 작품들이 울적한 분위기로 끝나는데 비해 이 작품은 가장 따뜻하고 희망적인 결말을 보여준다.
『철공소의 조립공「찰리」는 1분도 쉴새없이 짜여진 작업시간표에 따라 일하다가 그만 정신이상을 일으켜 직장에서 쫓겨난다.
거리를 방황하던「찰리」는 우연히 시위군중에 휩싸여 주동자로 오해받고 감옥에 끌려간다. 그는 감옥생활에서 오히려 작은 행복을 느낀다.
석방된「찰리」는 배가 고파 빵을 홈친 소녀대신 감옥에 가려다 실패하고 그녀와 함께 도망쳐 백화점 경비원으로 취직한다.
그러나 소녀와의 행복한 생활도 잠시, 백화점 강도와 한패로 오인돼 다시 구속된다. 그사이 소녀는 카페의 댄서 일자리를 얻고「찰리」가 석방되자 그를 웨이터로 취직시킨다.
처음으로「찰리」와 소녀는 인간다운 생활을 누리지만 절도죄등으로 곧 형사들에게 쫓겨 다시 방랑의 길을 떠난다. 두손을 꼭잡고 새로운 희망과 행복을 찾아 먼 새벽길을 걸어간다.』
1930년대 미국의 경제공황기를 배경으로 기계문명에 파괴되는 인간의 비극과 그래도 살아나는 따뜻한 인간애를 이영화는 담고 있다.
「채플린」의 이같은 통렬한 현실비판과 풍자는 50년대 냉전시대 미국에서 한때 공산주의자로 낙인찍혀 추방당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은 영향을 받아 그의 작품들이 수입·공개되지 못했었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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