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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군사훈련 중단하라" 美대사관 앞서 반대 기자회견

중앙일보

입력

진보성향 8개 시민단체 회원들이 1일 서울 광화문에서 '한미전쟁연습 중단'이라 쓰인 현수막을 걸고 집회를 하고 있다. 김정연 기자

진보성향 8개 시민단체 회원들이 1일 서울 광화문에서 '한미전쟁연습 중단'이라 쓰인 현수막을 걸고 집회를 하고 있다. 김정연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 등으로 연기됐던 한·미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KR)와 ‘독수리(FE) 연습’(FE)이 1일 시작된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미국 대사관 앞에서 군사훈련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을 비롯한 8개 시민단체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미국 대사관 인근 KT 사옥 앞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남북·북미 회담이 지속되는 동안 핵·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을 약속한 북한의 조치에 상응하여 한미 당국이 한·미 연합 연습을 과감히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미연합 군사연습은 남북·북미 대화의 동력을 약화시키고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의 불확실성을 키우게 될 것”이라며 “한미연합 군사연습을 과감히 중단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의 길로 적극 나설 것을 한미당국에게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남북·북미 합의 정신 역행하는 한미 전쟁연습 중단!’이라 쓰인 플래카드를 내걸고 ‘반전마크’와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든 채 ‘한미 전쟁연습 중단’을 외쳤다. 김진영 사회진보연대 정책교육국장은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동아시아 지역에 전세계 군비의 50%가 몰려있다. 아주 작은 성냥불도 큰 불이 되어 대화의 훈풍을 꺼뜨릴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날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로 1달 간 연기 됐던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예정대로 시작됐다. 매년 열리는 한·미 양국 간 연합 군사훈련은 3월 ‘독수리 연습’, 9월 ‘을지프리덤 가디언’으로 두 번이다. 올해는 평창 동계올림픽·동계 페럴림픽 기간과 일정이 겹쳐 지난달 예정된 훈련이 1개월 미뤄졌다.

1일 한·미 양국은 미군 1만1500여명과 한국군 30만여명이 참가하는 독수리 연습을 시작했다. 오는 23일부터는 2주간 미군 1만2200명이 참여하는 키 리졸브 훈련도 실시한다. 독수리 연습은 대규모 한·미 양군의 야외 실기동훈련으로, 키리졸브 연습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치르는 지휘소 훈련(CPX)이다.

앞서 군 당국은 지난 20일 한미 군사훈련 계획을 발표하면서 “독수리 연습은 4월 1일부터 한 달간, 키 리졸브 훈련은 4월 23일부터 약 2주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전략자산 전개없이 방어적 성격의 연례적 연습이며, 기간도 두달에서 한달로 줄이고 언론홍보를 자제하는 등 저강도(low-key)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승현 평통사 평화구축팀장은 “대북 대화 성공을 위한 조건은 상호 신뢰구축”이라며 “진정으로 비핵화를 원한다면 북한의 최근 ‘핵실험 중단’ 조치에 화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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