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끄기 대책 '육·해·공' 다 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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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31일 강릉시 주문진읍 소방파출소 앞 광장. 횟감을 실어 나르는 활어 수송차 34대가 모여 '산불 지원급수대' 발대식을 하고 있다.

주문진 수산시장 상인들 소유의 활어 수송차는 산불이 발생하면 비상연락망에 따라 긴급 출동, 산불 현장에 물을 공급한다. 강릉소방서 박순걸 방호주임은 "활어 수송차는 대형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는 임도(林道)에까지 들어갈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강원도 동해시 삼화동 신흥마을 42번 국도. 동해시청 소속의 2t짜리 살수차(撒水車) 두 대와 쌍용양회㈜ 소속의 15t짜리 살수차 두 대가 나타났다. 살수차는 마을에서 12㎞ 떨어진 백복령(해발 707m) 정상까지 왕복 2차로 옆에 수북이 쌓인 낙엽에 물을 흠뻑 뿌렸다. 이곳은 담배꽁초라도 떨어지면 삽시간에 산불로 번질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쌍용양회는 산불 예방을 위해 2001년부터 살수차를 운용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해당 지역 기관들이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갖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 충남 서산 지역 패러글라이딩 동호회원 30여 명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해미면 가야산 일대 산불을 감시하기 위해 2~3명씩 조를 편성, 매주 한두 차례 가야산 상공을 비행한다. 회원들은 소형 무전기와 카메라를 갖고 비행하면서 산불을 발견하면 무전으로 신고하고 증거 수집을 위해 촬영도 한다.

충북 보은군의 법주사 스님 50여 명은 지난달 27일 사찰 내에서 소방 훈련을 했다. 사찰 측은 "지난해 강원도 낙산사 산불 피해를 계기로 특별 훈련을 실시 했으며 사찰에 불이 날 경우 자체 진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남 영암군도 최근 산불 진화와 감시 등을 위해 우체국 집배원 29명으로 '우정 119'봉사대를 만들어 운영에 들어갔다. 산골 구석구석까지 찾아가는 이들은 휴대용 소화기를 갖고 다니며 산불이 발생하면 조기에 진화한다.

◆ 주민 홍보도 갖가지=강원도 강릉시는 말 타고 산불 예방 활동을 펼치는 '기마 홍보단'(20명)을 운영 중이다. 홍보단은 자동차가 다니지 못하는 마을 안길 곳곳을 누빈다. 강릉시는 시민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시내 주요 도로 10곳에 산불 조심 현수막을 일부러 거꾸로 내걸었다.

이찬호.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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