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만월대 금속활자, 청주 ‘직지 페스티벌’ 전시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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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오는 10월 개최 예정인 ‘2018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을 앞두고 충북 청주시가 북한의 만월대 발굴 유물 전시를 추진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시, 남북역사학자협과 2차례 접촉 #전시 성공 땐 만월대 유적 첫 방남

개성 만월대는 고려시대 왕궁터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 공민왕 10년인 1361년 홍건적 침입 때 소실됐다. 만월대에서는 국가 주도로 만든 금속활자 등 고려시대 유물이 다량 발굴됐다. 이곳에서 발굴된 금속활자는 총 5점으로 제작 시기는 12~13세기로 추정된다.

만월대 발굴 유적은 남한에서 전시된 적이 없다. 청주 전시가 성사되면 남북 고려시대 금속활자 문화를 직접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청주시는 만월대 유물을 전시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문화재청과의 협의를 추진 중이다. 남북 공동으로 만월대 발굴조사를 한 적이 있는 남북역사학자협의회와도 이미 2차례 실무접촉을 한 상황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남북 관계는 변수가 많은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남북역사학자협의회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 평창올림픽 참가 관련 남북 고위급 회담과 실무회담 당시 남측은 양측 유물을 평창에서 공동 전시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북측이 ‘평창올림픽 이후에 논의하자’고 선을 그으면서 성사되지 않았다.

2007년 시작된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 발굴사업은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공동발굴이 중단됐다. 이후 북한은 단독으로 발굴을 계속해 왔다.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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