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건넌 온정 헛되이…희귀병 승호 저세상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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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호야 하늘나라에서 편히 자라거라 …."

미혼모의 아기로 태어나 희귀병을 앓던 김승호(2)군은 태평양을 건너온 쾌유 기원에도 불구하고 지난 3일 결국 세상을 떠났다. 승호군의 유골이 뿌려지던 5일 경기도 고양시 유택동산에는 비가 내렸다.

태어나자마자 입양전문기관인 동방사회복지회에 맡겨졌으나 '위스콧-앨드리치 증후군'이란 희귀병에 걸려 생의 절반은 병원 신세를 져야 했던 승호군.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본지 8월 29일자 7면) 각지에서 온정이 답지했지만, 승호군은 수술 한 번 못받아 보고 생을 마감했다.

당초 지난 1일 제대혈 이식수술을 받기로 했던 승호군은 지난달 29일 갑작스러운 혈소판 감소로 인한 뇌출혈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산소호흡기와 강심제로 간신히 버티던 승호군은 혈소판 수치가 계속 낮아지면서 결국 숨을 거뒀다.

승호군의 사연이 보도되자 수술비에 보태달라며 돈을 보내거나 약속했던 30여명의 후원자들도 사망 소식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이성희 간사는 "태어나서 엄마 품에 한 번 안겨보지도 못한 아이지만, 엉덩이춤으로 재롱을 떨고 몸이 가렵지 않을 때는 방긋방긋 웃는 맑은 아이였다"며 안타까워 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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