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공 합작공장 첫선|-대우전자, 복주 냉장고공장 13일 준공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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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홍콩=박병석특파원】한국과 중공간 최초의 합작공장인 중공 복주영상공사(냉장고 공장)가 13일 준공및 생산기념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착공9개월만에 완공된 복주냉장고공장 준공기념식에는 김우중대우회장, 복주시당서기장, 김용원대우전자사장등 다수의 양국 관계인사가 참석한다.
복건성복주시에 위치한 이 공장은 1백80∼2백ℓ형 직냉식냉장고를 연간 30만대씩 생산하는 현대식 공장으로 대우의 홍콩현지법인인 창범유한공사가 6백7만달러 (48%), 홍콩의 중공화교회사인 화용이 28%, 중공의 복주전자산업공사가 24%를 각각 출자, 총자본금 1천2백7만 달러로 출발한다.
이회사의 법적인 경영권은 중공측 (지분율52%)에 있으나 대우는 앞으로 20년간 실질적인 운영을 맡게된다.
대우가 이 공장건설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복건성의 대외무역창구인 화민공사의 자회사인 민용유한공사를 통해 84년 냉장고3만대를 수출하고서 부터였다.
대우가 이 프로젝트를 따내어 대중공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는데에는 2개의 난관이 있었다.
그하나는 한·중공간에 외교관계가 없어 한국인의 중공입국이 지극히 어려웠던 일이고 또하나는 일본등 경쟁국 회사들을 물리쳐야 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김우중회장은 먼저 외국여권을 갖고 있는 정봉서전무 (현모스크바주재) 이기성이사 (복주냉장고 공장사장) 유태성대우엔지니어링전무등으로 구성되는 팀을 짬으로써 첫째 난관을 피했다.
두번째 난관으로 이공장 프로젝트를 노리는 회사는 중공에 상당한 실적을 쌓아온 일본 히타치를 비롯해 미·이탈리아등 10여개사에 이르러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가장 힘든 상대는 역시 일본의 히타치사였으며 이들은 복건성정부관리들과도 오랜 친분을 쌓고 있었다.
당시 대우의 중공데스크였던 정전무와 아예 홍콩에 상주하게된 이이사등은 열흘이 멀다하고 중공복주를 방문, 반일감정을 갖고있던 고급관리를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정전무·이이사등과 인간적으로 가깝게 된 이 관리는 자체내의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한국기업을 「테스트케이스」로 받아들이자는데 앞장을 서게됐다고 한다.
대우가 일본히타치와 한치도 양보할수 없는 경쟁을 벌이는 기간중 일본및 일부 홍콩신문은 대우와 화민이 반반씩 투자해 설립한 홍콩현지법인인 구자유한공사(영문명 킹우)의 내막을 보도, 이 한·중공합작 현지법인은 물론 복건성정부및 대우가 곤경에 빠지기도 했다.
당시는 한·중공관계가 지금같지않은 때여서 양국관계가 보도되면 북한의 항의를 즉각 받곤했는데 이같은 곤경을 벗어나기위해 킹우는 사실상 같은 회사지만 창범유한공사라는 현지법인을 새로 설립했다.
이 프로젝트 계약을 추진한지 2년여만인 87년5월 창범은 드디어 1천2백57만달러 규모의 계약에 서명하게 된 것이다.
대우는 이 공장건설을 위해 87년5월 기술자 6명을 복주에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연인원 약50명을 중공에 입국시켰다.
또 중공측으로부터 7명의 기술자가 방한하여 지난3월 대우전자 인천공장에서 공장가동에 대비, 연수를 받았으며 6월중으로 또다시 13명이 기술훈련을 위해 입국할 예정이다.
한편 대우측은 중공의 부품시장에도 진출하기 위해 복주시와 합자로 복주에 5천만달러를 투입, 연산50만대 규모의 냉장고용콤프레서 공장을 건설할 계획으로있다.
대우관계자는 중공측이 가전분야뿐 아니라 석유사업등에 있어서도 한국의 기술을 높이 평가하고있으므로 앞으로 한·중공합작사업은 이번 냉장고 공장을 시작으로하여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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