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선거용 수사 시각도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개입됐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내 '김재록 게이트 진상조사단'은 29일 첫 회의를 열어 검찰 수사의 배경 등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였다. 단장을 맡은 이한구 의원은 "선거를 앞둔 시기에 검찰이 위험 부담이 큰 수사에 나선 것은 청와대가 개입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며 "지방선거용이라는 분석, 개혁의지 과시 차원이라는 해석 등 다양한 견해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계진 대변인은 "선거용 야당 죽이기로 보는 시각이 옳은 것 같다"며 "항간엔 외환은행 헐값 매각에 쏠린 관심을 피하려는 책임 회피용 기획수사라는 주장도 있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은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기업활동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기우 의원은 "현대차가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 때문에 염려가 많다"며 "그러나 기획적으로 (수사)하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검찰이 전말을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정치인들이 연루됐다는 얘기까지 돌면서 정치권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기획 수사'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이백만 홍보수석은 "참여정부에 게이트는 없다"며 "야당이 없는 의혹을 부풀리고, 언론이 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코드 수사'라고 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남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