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회담」출정식 봉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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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경찰의「6·10 남-북 학생회담」봉쇄작전이 시작된 가운데 학생들은 9일 대학별로 출정식을 갖고 오후5시 연대에서 예정된「백만 학도 총궐기대회」에 집결, 철야 후 판문점으로 가겠다고 벼르고 있어 대학가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경찰은 이에 앞서 8일 밤 대학가 주변 일제검문검색을 실시, 4백82명을 연행한데 이어 9일엔 아침부터 서울·경기지역에 1백59개 중대 2만2천여 명의 경찰력을 배치, 봉쇄작전을 펴고 있다.
특히 연합집회가 계획된 연세대는 이날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시킨 가운데 경찰 6천여 명이 집중배치 돼 검문검색을 펴는 한편 시위에 대비했고 지방학생들의 연대 집결을 차단했다.
◇대학가=9일 하루동안 전국60개 대학(서울22·지방38)이「6·10회담 출정식」을 갖고 오후 5시 연대에서 열리는 전대협 주최「6·10회담 성취를 위한 백만 학도 총궐기대회」에 집결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전국 l6개 대 학생 3백70명으로 구성된 「통일선봉대」는 8일 오후 8시부터 연대학생회관에서 결단식을 갖고 철야했다.
연대 교내에는 8일 관동대·조선대·경북대·경상대·공주사대 등 지방에서 상경한 학생들이 모여 있으며 9일 연합집회 봉쇄에 대비, 화염병·각목 등을 준비하고 가두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연대 측은 9일「집회불허·외부인 출입금지」공고문을 정·후문에 붙였다.
◇경찰=서울과 경기지역에 1백59개 중대 2만2천명을 배치, 각 대학의 출정식 및 연대 연합집회 원천봉쇄에 들어갔다.
경찰은 9일 새벽 연대정문에 설치됐던 6·10 회담일정표 및 지방학생 환영 플래카드를 철거했다.
경찰은 이에 앞서 8일 오후 8시부터 3시간 동안 서울시내와 대학가 주변에서「6·10 회담」 유인물과 스티커 1백94장을 압수하고 시위용품을 소지한 대학생 3명과 강-절도·폭력사범 4백82명을 검거, 59명을 입건하고 나머지 4백23명은 즉심에 넘기거나 훈방했다.
경찰은「6·10회담」을 앞두고 조선대 생들이 분신결사대를 조직해 상경한다는 첩보에 따라 역·고속버스터미널과 국도 등에 경찰력을 집중배치, 지방대학생들의 상경을 막고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은 한양대·서울시립대 등「서총련」동부지역산하 대학생들이「구국결사대」를 결성, 9∼10일 미대사관과 문화원 등 미국관련 시설물과 민정당사 점거를 기도한다는 첩보에 따라 주요건물 및 고층건물 옥상경비 강화에 나섰다.
경찰은 또 대학생들이 개인별로 문산 등지에 도착, 통일로 주변 민가에서 민박할 것에 대비, 이들 지역에 대한 일제수색에 나서는 한편 학생들의 점거·투신에 대비, 임진각 3층 옥상을 봉쇄하고 철도청과 협조해 문 산을 운행하는 열차의 객차 수를 평소 6량에서 4량으로 줄이기로 했다.
경찰은 또 연세대가 봉쇄될 경우 대학생들의 예비집결지로 예정된 서울역광장을 비롯, 서울 시내 중심지와 신촌 역·서부 역·불광동 시외버스터미널 등에 경찰력을 집중 배치해 학생들의 집결을 차단하고 시위가담 예상 자들은 전원 연행하기로 했다.
한편 8일에는 전국 40개 대학 학생 9천5백여 명이 각각 교내에서「6·10회담」출정식 등 집회를 갖고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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