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서울서 미·소가 맞붙는다|양국 올림픽관계자 인터뷰|「88」카운트 다운 100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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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 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이후12년만에 동서 양진영이 모두 참가, 세계스포츠의 최강을 가리게될 서울올림픽은 초강대국 미국과 소련의 대결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60년대까지 세계스포츠정상을 지켜온 미국은 72년 뮌헨올림픽에서 처음 소련에 선두자리를 내주었다. 이어 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는 그격차가 더욱 벌어져 동독에까지 뒤져 3위로 밀려났다. 당시 금메달은 소련 49, 동독 40, 미국 34개. 반쪽대회가 된 80년 모스크바, 84년 로스앤젤레스를 거쳐 서울에서 다시 만나게된 미국과 소련의 우열은 어떻게 나타날것인가.

<"올림픽은 개인경쟁, 선수 최대 지원">
미국은 겉으론 여유만만하지만 속으론 매우 초조하다. 소련과의 대결에서 승산이 희박한 것은 물론 동독의 기세를 꺾기어렵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올림픽위원회(USOC)는 명예회복을 위해 어느때보다 피나는 노력을 하면서도 메달전망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견해를 보여왔다.
다음은 서울국제다이빙및 수중발레대회에 참석차 내한한 「로버트·헬믹」USOC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서울올림픽에 대비한 준비는 어떻게 해왔는가.
▲12년만에 세계의 모든 나라가 참가하는 올림픽인 탓인지 일반인들의 관심도 높고 선수들도 열심히, 헌신적으로 훈련에 열중하고있다. USOC는 이러한 선수들을 뒷바라지해주기위해 그 어느대회때보다 많은 지원을 해주고있다.
원칙적으로 선수들은 개인별·종목별 특성에 따라 자율적으로 해오고 있다. USOC는 이들의 훈련비를 보조해주고 있으며 USOC가 운영하고있는 클로라도 스프링스의 스포츠센터이용을 최대한 돕고 있다.
레슬링·유도·배구·농구등 각종목의 선수들이 매년 이 스포츠센터를 이용, 경기력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서울올림픽에 출전할 선수들을 지원하기위한 특별기금으로 이미 1천만달러를 조성해 놓았다.
-미국은 서울올림픽에서 메달을 얼마나 딸수있나.
▲메달을 몇개나 딸지는 아무도 모른다. 또 금메달수에만 집착하지 않겠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올림픽이란 국가간의 경쟁이 아니라 개인간의 경쟁이며 메달을 획득하는것도 개인의 영예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미국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올릴수 있도록 지원해주는데 최대 역점을 두고있다.
-최근 각종국제대회에서 미국의 성적은 부진한 편이 아닌가. 그만큼 미국 아마스포츠가 쇠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물론 그렇게도 볼수있을 것이다. 내 개인적인 생각은 많은 사람들이 폭넓게 참여하고 즐기는 것이 아마스포츠의 활성화지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올려야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최근 USOC가 아마스포츠 육성을 위해 모금한 1억5천만달러는 지도자양성, 선수훈련 방법에 관한 프로그램개발, 경기시설확보등에 쓰여질 것이다. 이 계획이 잘 추진된다면 멀지않은 장래에 미국 아마스포츠가 다시 세계최강이 될 것이다.
-미국의 선수단규모는.
▲전종목에 걸쳐 5백25명의 선수를 포함한 임원등 8백명선 규모가 될것이다.
-서울올림픽의 준비상황은 어떻게 보는가.
▲거의 완빅하게 준비가 끝난것으로 본다 시설도 훌륭하고 인력도 잘 훈련되어있다. 통역에 약간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있는데 잘 해결될 것으로 본다. <임병태기자>

<"종합우승목표…체조·레슬링등 강세">
지난주말 서울올림픽 축구실무협의차 한국을 방문한「비아체슬라프·콜로스코프」국제축구연맹(FIFA)부회장겸 소련체육위원회위원은 7일 가진 본지와의 단독인터뷰에서 12년만의 동서대결장인 서울올림픽에 대비한 소련의 전략및 목표등을 소상히 소개했다.
-서울올림픽 출전대표팀 구성시기는 언제며 어떻게 선발하나.
▲축구·농구·배구등 단체종목 대표팀은 이미 구성됐다. 현재 선발전이 치러지고 있으며 선발방법은 각종목별로 여러가지 특성및 체크포인트를 감안, 해당종목 전문위원들이 결정하며 최근 국내·국제대회에서의 성적도 참작된다.
-서울올림픽 대비 특별훈련은 실시하고 있는가. 있다면 언제부터 어디서 어떻게 하고있나.
▲지난해 겨울 동계훈련때부터 각종목별로 여러도시에 분산해 강화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는 서울올림픽때 시차적응과 기후적응이 가장 큰 제라고 판단, 올림픽개막 3주전여 대부분의 종목들이 서울과 시간·기후가 비슷한 블라디보스토크·하바로프스크등으로 이동, 그곳에서 마지막 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올림픽에서 소련이 예상하고 있는 금메달 숫자는.
▲미국·동독의 활약여부에 따라 달라지지 않겠는가. 이중 20개는 확신할수 있다. 그러나 최소한 40개정도는 가능하리라 보며 종합우승이 우리의 최종 목표다.
-23개 정식종목중 어느종목이 소련의 메달박스인가.
▲우선 꼽을수 있는게 체조·레슬링·육상·사이클·조정이다. 특히 체조는 남녀전종목 (15개)석권을 낙관하고 있으며 14개의 금메달이 걸린 조정에서 소련 선풍이 불것이다.
-소련의 전략종목별 메달 예상숫자는.
▲앞서 이야기했지만 체조에서 15개,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에서 6개, 자유형7개, 육상 10∼12개, 조정10개, 역도 3∼4개, 수영3∼4개이며 사이클에서도 3∼4개는 가능할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전략종목인 복싱에는 큰 기대를 걸지않고 있다.
이와함께 팀 스포츠중 여자농구도 금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소련이 예상하고 있는 서울올림픽 종합 1∼3위 국가는.
▲우리의 전략대로라면소련이 1위, 미국 2위, 동독 3위로 보고있다.
-소련선수중 서울올림픽때 가장 큰 활약을 하리라고 기대하고 있는 선수는 누구인가.
▲서울올림픽 MVP후보로 남자체조의 「드미트리·빌로제르체프」를 꼽을수 있으며 육상장대높이뛰기 세계최고기록 보유자인「세르게이·부브카」도 가능성이 있다.
-소련의 유명선수중 불참하는 선수가 있는가.
▲소련·남자농구대표팀의 최고 센터이자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는「사보니스」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현재 미국에서 치료를 받고있어 참가하지 못한다. <문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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