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건 등신대 청동상 서울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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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성박물관에 소장된 고려 태조 왕건의 청동상이 6월 초 남한에 온다. 서울 국립중앙박물관과 북한 조선력사박물관의 첫 번째 교류전에 맞춰 90여 점의 국보급 문화재와 함께 서울 나들이를 한다. 실제 사람 크기(앉은키 143.5㎝)의 청동상은 왕관으로 추정되는 모자를 쓰고 있다.

청동상은 1993년 개성에 있는 고려 태조릉인 현릉(顯陵)에서 출토됐다. 왕건이 숨진 얼마 뒤 그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져 개성 봉은사 태조진전(太朝眞殿)에 안치됐었다. 고려가 망하면서 경기도 연천의 작은 사찰에 옮겨졌다. 조선 세종 때 현릉으로 옮겨 땅속에 파묻었다.

중앙박물관 조현종 고고부장은 "고려 사람들이 왕건을 숭배하는 차원에서 청동상을 만들었으며, 불상은 아니지만 사당에 모시기 위해 좌상(坐像) 형식을 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원래 청동상은 옷을 입고 있었으나 수백년간 땅에 있는 동안 옷이 부식돼 나상(裸像)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은 사진은 얼굴 부분.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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