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의소곤소곤연예가] 마지막 승부 '가수 김민교' 위암과 처절한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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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금단현상이란 '약물 만성중독자가 약물 섭취를 끊었을 때 나타나는 정신 및 신체상의 증세'를 말한다. 우린 술이나 담배, 혹은 다이어트를 위해 달달한 초콜릿이나 밥을 콱 줄였을 때 이런 현상을 경험한다. 그런데 최근 그룹 신화의 멤버 김동완을 닮아 화제를 모은 가수 김민교가 독특한 금단현상에 괴로워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바로 '라면'이요. 얼마 전, 30년 동안 먹어 온 라면을 칼같이 딱 끊었는데 어찌나 당기던지 지금도 많이 힘들어요."

라면 뭐 그까이꺼 대충~ 후루룩 끓여 먹으면 됐지 인상사정 볼 것 없이 확 끊을 이유 뭐 있겠나 싶지만 불과 두어 달 전, 그는 생사를 오가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바로 청천벽력 같은 위암 판정을 받았던 것.

"그냥 속이 좀 쓰려 병원에 갔는데 정밀 검사하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진단을 받았는데 '위암'이래요. 순간 눈앞이 캄캄하고 사랑하는 아내와 알토란 같은 두 딸 얼굴이 스치는데 정말 끔찍하더라고요. 다행히 조기 발견해 1월 10일 수술했는데 약보다 식습관 처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죠."

사실 그는 심하다 싶을 정도의 라면 애호가였다. 30여 년 동안 하루라도 라면을 거르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 것은 물론, 때론 삼시세끼 모두 라면으로 꼬박꼬박 챙겨 먹을 만큼 진정 사랑했다고. 심지어 새로 나온 라면이 나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시식은 물론 비교분석까지 할 정도였다니 이쯤이면 애정을 넘어 집착에 가까운 수준 아닌가. 그런데 라면이라는 것이 가끔 먹으면 끼니도 거르지 않고 참 좋지만, 그에겐 오랜 세월 밥을 대신했으니 영양 불균형은 물론 위장에 탈이 날 수밖에.

"정말 후회되는 것은 제가 너무 좋아하다 보니 아내 모르게 아이들에게도 자주 그리고 많이 주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젠 저뿐만 아니라 가족을 위해서라도 건강식을 챙깁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손수 콩을 갈아 두유를 만든다는 그는 얼굴이 반짝반짝 빛 난다. 자세히 보니 수술 전보다 안색도, 몸도 더 좋아진 듯.

"입원하고 나서 갑자기 살도 많이 빠지고, 피부도 거칠어졌는데 아내가 제 모습을 보고 안쓰러웠던지 정말 매일매일 얼굴에 마사지를 해줬어요. 지금까지도. 덕분에 거울 보고 제 스스로 지치지 않고 힘든 수술도 잘 견딜 수 있었죠."

사랑의 힘으로 빠른 회복을 보인 그는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무대에 섰다. 그러나 예전과 달리 수술 후유증으로 노래하는 것이 버거워진 그는 주말엔 등산, 평소엔 복식호흡으로 열심히 뱃심을 키우고 있다. 조만간 예전 히트곡 '마지막 승부'처럼 힘찬 노래를 기대하며 그의 신곡 제목처럼 이제는 라면이 아닌 건강에 '일편단심'하기를. 아자아자 파이팅~

이현주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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