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 삼성화재 화력이냐, 저인망 수비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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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5일 천안 유관순 체육관에서 개막하는 2006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은 배구 사상 최고의 흥행카드로 꼽힌다. 첫 우승을 노리는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V-리그 10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려는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 기록상으로는 현대캐피탈이 다소 앞서지만 단기전 승부의 속성상 어느 팀이 이길지 전문가도 섣불리 예상을 못하고 있다. 챔피언전 관전 포인트를 짚어 본다.

◆ 세터

야구는 '투수 놀음'이고, 배구는 흔히 '세터 놀음'이라고 한다. 그만큼 세터 비중이 절대적이다.

최태웅(삼성화재)-권영민(현대캐피탈)의 세터 대결이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경험과 기량 면에서는 최태웅이 다소 앞선다. 최태웅의 토스는 감각적이고 정교하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세트당 11.63개의 득점으로 연결되는 토스를 했다. 이 부문 1위다. 그만큼 상대 블로커를 피해 공격수들에게 '때리기 좋은' 공을 올렸다는 의미다. 권영민은 11.07개(2위). 최태웅은 1m85㎝의 다소 작은 신장이지만 올 시즌 센터 고희진.신선호에 이어 팀 내 블로킹 3위를 할 정도로 블로킹 센스도 있다. 신장(1m90㎝)을 활용한 토스가 일품인 권영민은 세계적인 세터 출신 김호철 감독의 조련을 받아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시야도 넓어졌고 근성도 있지만 '배짱'이 부족한 게 흠이다.

◆ 공격.수비력

숀 루니-후인정의 좌우 날개를 포진시킨 현대캐피탈이 신진식(프리디)-김세진의 삼성화재보다 화력에서 앞선다. 게다가 현대는 레프트에서 송인석.장영기.백승헌, 라이트에서 박철우라는 조커가 출격 준비를 갖추고 있어 든든하다.

이선규.윤봉우.신경수.하경민으로 이어지는 센터진은 모두가 '태극전사'라 할 정도로 막강하다. 삼성화재는 높이와 파워에서는 현대에 미치지 못한다. 레프트 이형두는 기복이 심한 데다 수비력이 떨어지고, 루니(2m6㎝)와 마주 서는 장병철(1m94㎝)은 신장의 열세가 느껴진다. 석진욱(1m86㎝)은 수비력은 좋지만 높이가 낮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노련미와 관록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10년 동안 확실한 득점 공식으로 자리 잡은 좌 진식-우 세진의 조합은 가공할 득점원이다. 수비는 자타가 공인하는 1위 팀이다.

◆ 벤치

김호철(현대캐피탈)-신치용(삼성화재) 감독의 지략 대결도 챔프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 '40년 지기(知己)'지만 김호철 감독이 현대 사령탑을 맡은 이후 코트 밖에서조차 냉기가 느껴질 정도로 라이벌 의식이 강하다.

김호철 감독은 "지난해처럼 챔프전에서 아쉽게 패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면서 "1차전에 맞춰 선수들의 컨디션을 조율해 온 만큼 홈 관중에게 멋진 승리를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신치용 감독은 "신선호.고희진이 부상인 데다 김세진도 컨디션이 좋지 않지만 정신력과 파이팅으로 10연패를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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