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 파견된 민간 기업인 3총사. 왼쪽부터 배맹달 삼성전자 부장, 권태홍 전경련 부장, 정대화 LG상사 부장.
이런 임무를 띠고 삼성과 LG,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부장급 간부 3명이 올 1월부터 강원도에 파견돼 일하고 있다. 삼성전자 배맹달 부장(42).LG상사 정대화 부장(56).전경련 권태홍 부장(48)등이 그들이다. 직함은 강원도 경제정책기획관.
전경련 권태홍 부장은 "기업 마인드로 강원도 경제를 점검, 대박을 떠뜨릴 사업 아이디어를 찾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삼성 배 부장은 "우량 기업을 유치하려면 규제는 어떻게 완화해야 하고 어떤 정책을 펴야 하는지, 수출 증대를 위해 외국 바이어들과 어떻게 교류해야 하는지 등을 조언하는 것도 우리 임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두 달 동안 강원도의 경제 현황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강원도 경제환경이 이렇게 척박한 지 전혀 몰랐었다. 도내 기업 중 중견 규모 이상의 기업은 거의 없고, 거의 모두 종업원 수 5~15명의 영세기업들이다." LG 정 부장의 말이다.
이 때문에 강원도에서 생산되는 물품 가운데 그나마 경쟁력이 있는 농수산물 가공업조차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바이어들이 제품을 수입하려고 방문하고도 계약이 성사되지 않는 게 태반"이라며 "시설이 영세해 가공식품의 위생이나 품질 안정성이 문제시 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경제정책기획관들은 강원도의 특장을 비즈니스로 연결시키는 방안을 궁리 중이라고 했다.
정 부장은 "강원도 땅은 대부분 수자원 보호.군사보호.도립공원 구역 등으로 묶여 있어 산업용으로 직접 활용할 만한 땅이 별로 없다는 게 약점"이라며 "그러나 시각을 바꾸면 성공할 수 있는 부문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청정과 자연환경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생각이다.
가령 수자원을 지금보다 더 철저하게 보호해 깨끗한 물을 판매한다는 식이다. 서울이나 경기도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깨끗한 물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하겠다는 아이디어다. 현재 구체적인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민간기업 인재들의 파견은 김진선 지사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김 지사는 "도의 발전을 위해 민간기업인들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도움이 절실하다고 생각해 삼성과 LG 등에 인재를 보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도지사 집무실을 줄여 3분의 1만 자신이 사용하고, 나머지는 이들의 사무실로 내줬다.
김 지사는 짬이 날 때마다 이들을 만나 조언을 듣는다고 했다. 또 재직기간인 1년 동안 이들이 거주할 아파트를 마련해 주는 등 각종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김영욱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