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허종 4월 하순 방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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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최철주 특파원】북한 노동당 정치국원인 허담이 올림픽 참가 및 남북한 유엔가입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지난 4월 하순부터 10여일간 비밀리에 서울을 방문했다고 17일 산케이신문이 동경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허담은 서울 체재 중 북한 노동당 조사부의 고급간부인 김정민의 한국 망명사건으로 태도가 굳어져 서둘러 평양으로 돌아갔다.
북한 외교부장 및 부총리를 지낸 허는 극비리에 서울에 도착한 후 한국 측이 제안한 남북한 동시유엔 가입, 북한의 서울 올림픽 참가, 86년이래 중단된 남북대화 재개문제 등을 협의할 예정이었으나 김의 망명으로 예비단계에서 교섭이 난항을 겪었으며 10일간으로 일정을 끝냈다.
이 신문은 허담의 방한 및 대한교섭이 노태우 대통령의 적극적인 대북한 정책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며 그같은 한국 측의 변화에 북한도 대응하지 않을 수 없어 남북한 문제의 책임자인 허를 파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허가 지난 85년9월에도 서울을 비밀리에 방문했다고 전했다.
허담은 현재 노동당 정치국원 겸 서기이며 1948년 모스크바 대학을 졸업한 후 북한 외교를 담당, 73년에 외교부장, 77년에 부총리를 겸임, 77년 9월에는 북한 고위간부로서는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유엔 총회에도 참석했다. 83년에는 부총리 겸 외교부장직에서 떠났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김일성의 소련방문(86년), 중공방문(87년)을 수행했으며 현재 남북한 문제와 대일 문제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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