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한국·중국 철강 제품 등에 대한 관세 폭탄을 예고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식의 무역제재 카드를 활용해 한반도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고 밝힌 인터뷰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WSJ와 1월 인터뷰서 속내 드러내 #“북, 남북대화로 한·미 이간질하면 #미국, 무역이란 조치 취할 수 있어”
한반도 문제에서 안보와 통상이 별개가 아니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한·미 무역 문제를 두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강한 협상 카드(bargaining chip)가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지난달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한 인터뷰 전문에 따르면 그는 “북한이 (남북 대화로) 한국과 미국, 즉 당신과 문재인 대통령 사이에 ‘이간질(wedge)’을 시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내가 그들(북한)이라도 그렇게 시도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 어느 누구보다 이간질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다”며 “(한·미 동맹에 대한) 이간질에 대해 언급하자면, 우리는 이른바 무역이라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우리(미국)가 한국에 연간 310억 달러(33조원)가량의 무역 적자를 보는 만큼 이는 꽤 강한 협상 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런 발언은 미국이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남북한에 내주는 상황을 막으려는 목적으로 한국의 대미 통상 문제를 트집 잡을 수 있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인터뷰에서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동안 트위터로 김 위원장을 비난한 것과 관련해서도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 내 가장 친한 친구가 된다. 스무 가지 사례를 들 수도 있다”며 “나는 아주 유연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을 언급하며 “나는 이들과도 관계가 좋다. 내가 사람들과 맺은 관계를 알면 당신들은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평창 겨울올림픽 때문에 한·미 연합훈련을 연기한 것이 북한에 그릇된 메시지를 주거나, 당신(트럼프)이 어떤 식으로든 그들(북한)에게 굽힌 게 아니냐”는 질문에 “어느 누구도 내가 굽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 오히려 지나치게 강경한 것(being too tough) 같다”고 답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