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e글중심

“휴직할까? 퇴사할까?” 사춘기 겪는 직장인들

중앙일보

입력

[사진=중앙DB]

[사진=중앙DB]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슈퍼 직장인 증후군'이라고 혹시 들어보셨나요? 이름도 생소한 이 증후군들은 제2의 사춘기를 겪는 직장인들을 나타낸 신조어입니다.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은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야 된다는 강박에 화가 나거나 슬플 때도 무조건 웃는 증상을, 슈퍼 직장인 증후군은 직장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에 몰두하는 증상을 말하죠.
 지난해 잡코리아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회사 우울증 경험이 있는 응답자가 무려 전체의 68.8%를 차지했습니다. 회사에 대한 불확실한 비전, 과도한 업무량, 업무성과에 따라 이뤄지지 않는 급여 등이 우울증의 이유로 꼽혔죠.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도 문제였습니다. 우울증을 '술이나 담배로 해소한다'는 응답이 25.9%로 가장 높았기 때문인데요. 이 역시 여가나 취미활동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어도 할애할 시간이 없는 직장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커뮤니티에서는 조금만 둘러봐도 직장 우울증을 호소하는 글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늘 출근해야 하는데 너무 무섭다", "회사에 묶여 있는 시간이 고통스러워서 우울증 걸릴 것 같다"와 같은 글들이 올라옵니다. 직장인 우울증의 경우 주위 사람들에게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을 당사자의 의지 문제로 보는 사회 통념 때문에 참고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요. 직장인 우울증이 70%에 가까운 지금, 각자의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대해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요? ‘e글중심(衆心)’이 다양한 네티즌들의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 어제의 e글중심▷톱스타의 갑질인가 방송국의 갑질인가

* e글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클리앙

"하루하루 지옥처럼 옆 사람 눈치 보이고 신경 쓰여서 스트레스가 너무 많이 받습니다. (중략) 참다참다 팀장님께 말씀 드렸더니 돌아온 소리는..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없는 건 알고 있지? 너네 둘이 풀어야 하는거야.' 네. 당연히 맞는 말이죠. 근데 그 선을 넘어서 말하지 않을까 하다가 어렵사리 말씀 드렸는데 저에게 돌아온 답변은 '넌 이런 얘기 나한테 하지 말았어야 했어. 프로답지 못한 행동이야' 라고 말하시더군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 이 회사에서는 내가 힘들면 누구에게도 따로 말하면 안 되겠구나. 그래서 앞으로는 따로 말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 글 쓰는 순간에도 서로 인사도 안하고 없는 사람 취급하고 있습니다. (중략) 경력이 이제 좀 있으면 2년 되는데.. 누구에게도 얼마 되지도 않는 경력으로 억누를 생각 단 1%도 없습니다. 하루하루 스트레스 받아 가는데 감당이 안 되네요.. 내가 퇴사를 하는 게 맞는 건가 싶습니다"

ID: 'ForMylove'

#네이트판

"이제 지친 거 같아요..회사 가기 전에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고, 사람들도 싫고 같이 밥 먹기도 싫습니다... 맨날 꿈을 꾸며 회사 가는 순간 소화도 안 됩니다. 연봉이며 회사 구조며 시스템이며 사람이며 .. 너무 익숙해서 뜨기도 무서운데, 또 상황이 나아지기만 바라고 노력도 안합니다. (중략) 휴.. 너무 우울하네요. 일주일에 주말 빼고 모든 날이 회사에 묶여있는 시간이 다인데. 그 시간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우울증 걸릴 거 같아요"

ID: 'Behappy18'

#네이버

"청춘과 어린 시절을 다 희생해서 12-16년을 공부만 하다(심한 경우는 20년 넘게 공부만 하고 연애도 못해보다가) 직장 들어가니까 회사 꼬라지들이 별로거든. 야근에 군대문화에 박봉에 이직도 어렵고.. 우울증이 안 걸릴수가 있겠냐. 옛날 사람들 어려웠다지만 그 당시에는 투자(공부)한 것에 비해 결과(취직)는 지금보다 쉬웠음"

ID: 'witc****'

#엠엘비파크

"최근엔 우울증이 더 심해져 살도 엄청 쪄버렸습니다. 사는 게 너무 힘든데 직장에서도 사수란 사람이 무슨 말만 걸어도 틱틱 대고 짜증내고.. 일도 잘 안 가르쳐주려합니다. 내가 일하는 게 마음에 안 들거나 그냥 내가 맘에 안 들거나 이유는 있겠지만 제가 너무 마음에 여유가 없으니 받아주고 넘길 수가 없네요. (중략) 꿔다놓은 보릿자루마냥 있어야할 거 같은데 누가 발견해서 근태불량으로 잘랐으면 싶습니다"

ID: '이장꾸씨'

#다음

"무표정하게 일하고 있으면 직장상사가 표정이 왜 그러냐고 무조건 미소 짓고 있으라고 강요하고 자기 맘에 안 드는 직원하고는 가까이 지내지 말라 압박하고 전에 니 상사는 어떻게 가르쳤기에 니가 이 모양이냐고 전 상사 욕하고 자기가 원하는 대답 3초안에 안 나오면 짜증내고진짜 몇 년이 지나도 악몽 꿉니다"

ID: '능'

#뽐뿌

"오늘 출근해야 하는데 너무 무섭습니다. 지금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고 죽고 싶어요. 9개월간 일한 직장인데 어제 처음으로 무단결근했어요. 일이 무섭고 어려운 게 아니라 우울증이 온 것 같습니다. (중략) 내 마음을 터놓을 사람, 날 이해해줄 사람이 없습니다. 스스로도 이러다 정말 큰일 나겠다, 옛날 그 때보다 심각하다, 뭔 일 저지를지 모르겠다, 생각이 계속 듭니다. (중략) 오늘도 회사가기 무서워요. 10분 뒤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괴로워요"

ID: '익명' 

#디시인사이드

"어제는 너무 죽고 싶어서 울다 잠들었어. 오늘은 일이 끝나면 꼭 병원을 가봐야지 했는데, 퇴근하고 나니 나름 괜찮은 마음에 병원도 안가고 집에 와서 기분 좋게 청소도 빨래도 했어. 술도 한잔 했거든. 회사 사람한테 연락이 왔어. 워낙 다들 가깝게 안 지내는 터라 신경 안 쓰려 했는데 괜한 트집들 너무 짜증나서 다시 과음중이야"

ID: 'ㅡㅡ'


정리: 윤가영 인턴기자

지금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이슈들입니다. 제목을 클릭하면 원글로 이동합니다.